전후 일본의 곡쟁이 - 일본‘반전’영화에 나타난 여성
전후 일본의 곡쟁이 - 일본‘반전’영화에 나타난 여성
전후 일본의 곡쟁이 - 일본‘반전’영화에 나타난 여성Designated Weepers of Postwar Japan:Women Represented by Japanese Anti-War Films
동북아역사논총
2009, vol., no.24, pp. 61-86 (26 pages)
발행기관 : 동북아역사재단
한정선 /Han Jung-Sun 1
1고려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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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전후 일본 사회에서 전쟁기억이 젠더 및 섹슈알러티를 중심으로 재현되고, 재구축되고 있는 과정을 분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후 일본의 ‘반전’ 영화를 대표하며, 지속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는 <24개의 눈동자>를 중심으로, 영상매체에 의해 여성과 후방이 어떻게 재현되고 있는지를 고찰하고자 한다. 먼저 전쟁과 젠더, 섹슈알러티, 그리고 여성의 전쟁책임문제가 전후 일본에서 어떤 담론을 통해 고찰되었는가를 분석하고, 이어서 1954년에 개봉한 기노시타 게이스케 감독 작품의 <24개의 눈동자>를 재구성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1980년대와 2000년대 리메이크된 영화 <24개의 눈동자>와 드라마 『24개의 눈동자』를 비교 분석하여, 재현 전략의 유사점 또는 차이점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반전’ 영화 <24개의 눈동자>는 여성을 ‘곡쟁이’로 객체화함으로써 패전을 통해 ‘상처받은 남성성’을 위로하였고, 동시에 ‘곡쟁이’ 여성의 눈물을 통해 ‘감상의 공동체’를 상상할 수 있는 표상전략 및 시각문화를 만들었다.
This essay examines the process in which war memories are reconstructed through the imaginary institution of gender and sexu-ality. For this purpose, it explores how women are visualized in the film medium by focusing on the film, The 24 Eyes. The film has been identified as a representative anti-war film in postwar Japan. First, the essay introduces the questions of gender, sexuality, and women’s war responsibility in wartime and postwar Japan. Second, the essay examines the film, The 24 Eyes, directed by Kinoshita Keisuke, to identify the strategies and symbols that constructed women as ‘designated weepers’of postwar Japan. Third, the essay probes changes and continuities in representing women by comparing and contrasting different versions of The 24 Eyes, re-made in the 1980s and the 2000s. In doing so, I argue that the‘ anti-war’film of The 24 Eyes effectively objectified women as designated weepers in order to console the wounded masculinity of a defeated Japan. At the same time, the tears of women were the necessary condition for postwar Japan to re-imagine itself as a pacifist nation.
This essay examines the process in which war memories are reconstructed through the imaginary institution of gender and sexu-ality. For this purpose, it explores how women are visualized in the film medium by focusing on the film, The 24 Eyes. The film has been identified as a representative anti-war film in postwar Japan. First, the essay introduces the questions of gender, sexuality, and women’s war responsibility in wartime and postwar Japan. Second, the essay examines the film, The 24 Eyes, directed by Kinoshita Keisuke, to identify the strategies and symbols that constructed women as ‘designated weepers’of postwar Japan. Third, the essay probes changes and continuities in representing women by comparing and contrasting different versions of The 24 Eyes, re-made in the 1980s and the 2000s. In doing so, I argue that the‘ anti-war’film of The 24 Eyes effectively objectified women as designated weepers in order to console the wounded masculinity of a defeated Japan. At the same time, the tears of women were the necessary condition for postwar Japan to re-imagine itself as a pacifist 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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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어: ‘반전’영화,
젠더,
섹슈알러티,
곡쟁이,
객관적 비극,
감상의 공동체
‘Anti-war’movie, Gender, Sexuality, Designated Weeper, objective tragedy, Community of sensi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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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일본의곡쟁이
- 일본‘반전’ 화에나타난여성-
한정선 | 고려 학교국제학부조교수
Ⅰ. 머리말
전쟁은극한의집단폭력과파괴가허용되는상황속에서삶과죽음이결정되 는극적인순간들의연속이라고할수있다. 또한전쟁은극한의상황을경험 하는인간에 한이야기의집합체라고할수있다. 전쟁이야기는용기, 희생 그리고상실에 한애도와추모를통해죽은자들을불러내서집단기억을만 들어내고, 이는후세 가‘상상의공동체’를만들때지적∙감성적저류를형 성한다. 전쟁이야기와전쟁기억은또다른전쟁을행하는정치및사회조직과 문화로흘러들어간다. 즉, 전쟁행위는전쟁이야기를규정짓고, 또전쟁이야기 는전쟁행위를규정짓는다.
특정이야기와특정집단의행위가서로를규정지으면서공동체와그공동 체에속한개인의과거, 현재그리고미래를만들어가는구성요소가된다면, 그러한 특정 이야기는 이데올로기라고 할 수 있다. 이데올로기는“특정 사회 의역사적존재와역할이부여된표상(경우에따라이미지, 신화, 이념또는개 념) 시스템으로, 그 자체의 논리와 엄 함을 지닌 시스템”으로 정의할 수 있다. ) 이처럼이데올로기를표상시스템으로정의한알튀세르는이데올로기는 ‘의식’과는거의상관이없고, 오히려‘무의식’과깊은관련이있다고지적하면 서다음과같은부연설명을하고있다.
이데올로기는인간과그들의‘세계’와의관계에 한표현이다. 즉, 인 간과그들의실제적인존재조건사이의실제적인관계와상상의관계 사이의 중층 결정(overdetermined)의 결합체이다. 이데올로기 내부 의실제적인관계는필연적으로상상의관계, 즉(보수적∙순응적∙개 혁적또는혁명적) 의지, 희망또는노스탤지어(nostalgia)를표현하는 관계에의해권한을부여받게된다. )
전후일본의전쟁이야기는무의식과표상체계에의존한‘상상의관계’속 에서작동하는 표적인이데올로기라고할수있다. 전후의많은전쟁이야기 로구현된일본이데올로기는인류최초의원폭피해자라는트라우마에의존 한‘피해자의식’속에서서사된‘반전주의’와‘평화주의’로나타난다. ) 이러한 전쟁이야기는많은경우이분화된성역할에근거하여서사된다. 여성은동서 고금을 막론하고‘전쟁-전쟁이야기-전쟁’이라는 순환구조 속에서 객체화되 었다. 왜냐하면, 여성은전쟁이라는특수한상황, 즉남성공동체중심의극한 폭력상황속에서배제되었기때문이다. 전쟁행위에서배제된여성은전쟁이 야기에서도주체로설정되기보다는객체로, 보다정확하게표현하면,‘ 객관적 비극(objective tragedy)’ )으로규정되었다.
고 이래서양의여러사회는전쟁이라는집단폭력과파괴를‘정의로운 전쟁’으로정당화하면서남성을‘정의로운전사’로재현하는한편, 여성을폭 력과파괴라는전쟁가치와는상반되는평화를재현하는‘아름다운 혼’으로 그리곤 했다.‘ 아름다운 혼’은 평화, 인내 그리고 의를 위한 희생에 한 애도와기억을행하는‘객관적비극’을재현하는객체로설정되어왔다. 서구 의이러한상징체계와서술구조속에서죽은자들을위한, 즉남성을위한여성 의눈물과애도는전쟁의의도하지않은결과가아니라, 오히려‘전쟁의목적’ 이기도 하다. ) 다시 말해,‘ 상주’인 국가에 의해 고용된‘곡쟁이(designated weeper)’로객체화된여성은전쟁과전쟁이야기의필요조건인것이다. )
일본역시예외는아니다. 기억의전수자로서의여성, 일본국가를위해죽 어간전사들에 한‘비극’을후세에전해주는여성은전후일본사회가아시 아-태평양전쟁을기억하고재현하는데없어서는안될존재이다. 이 에서 는①‘` 객관적비극’을체현하는여성이전후일본의전쟁관련 상매체에서 어떻게재현되고있으며, ②패전이래현재까지애도와기억을체현하는여성 표상스타일에변화가있는지, 만약있다면변화를가져온요인은무엇인지를 고찰하는것을목적으로한다. 이를통해, 남성을위해, 남성을 신하여눈물 을흘리는여성을중심으로전시기의후방을묘사한전후‘반전’화를분석할 것이다.
전쟁과 성의 문제를 상매체를 통해 분석하려는 이유는 현 사회는“스 펙터클사회(society of spectacle)”라고명명될정도로시각중심의 상매체 의 향이크기때문이다. ) 스펙터클이 화로 표되는 상매체의표현양식 이란것을상기하면, 현 사회에서 화가갖는파급력이얼마나큰것인지를 잘알수있다. 일본의경우2000년NHK의조사에의하면, 16세에서39세까 지의연령층은전쟁에 한성찰에가장큰 향을미치는매체를‘만화, 만화 화, 화’라고 답할정도이다. )
이와관련하여1954년에개봉된기노시타게이스케[木下惠介] 감독의「24 개의눈동자[二十四の瞳]」는“일본의남녀노소를울게한” 화로,“ 보수파도 진보파도, 지식인도노동자도전쟁은죄없는선량한사람들을죽게만들기때 문에 싫다라는 점에서 감정 일치를 시킨”,“ 전후 일본인의 평화주의 상징”이 된 화로평가받고있다. ) 이 화는원래츠보이사카애[壺井榮]가창작동 화로 1952년 발표한 것을 화로 제작한 것으로, 오이시[大石]라는 여교사의 눈으로전시기후방을묘사한작품이다. 이소설과 화는한국전쟁을계기로 일본재군비문제를둘러싼정치∙사회적 립이첨예해진상황속에서“국민 적규모의반전감정을고양시키는데크게공헌”하 다. ) 이 화는1954년 개봉당시2억3,287만엔의수익을올렸을뿐만아니라많은 화상을수상 하 고, 문부성 특선 화로 선정되었다‘. 반전 화’의 고전으로 꼽히는 이 화는지금도비디오 여점에서쉽게빌려볼수있게지속적으로유통∙소비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987년에 화로 리메이크되고, 2005년에는‘종전 60주년’을기념하기위해TV드라마로리메이크되었다.
전후일본의‘평화주의의상징’이된「24개의눈동자」가여성을중심에두 고전쟁기억을재생산하고있다는점은여성성관련담론이일본에서어떻게 전개되었는지에 한고찰을요구한다. 따라서이 은먼저전전과전후일본 에서전개된전쟁과여성에관련된담론의흐름을소개하고, 이어서1954년에 개봉된「24개의눈동자」와1987년및2005년에리메이크된「24개의눈동자」 를분석하겠다.
Ⅱ. 전시기및전후일본의여성담론형성과전개
최근10여년간에젠더(gender)와섹슈얼리티(sexuality)는인문학및사회과 학에서더이상간과할수없는분석틀로자리매김되었다. 이러한경향은일본 의‘총력전’체제와관련된많은새로운연구에도반 되고있다. 전쟁과성이 라는큰틀속에서전개된총력전체제와관련된연구는전시기일본이직면한 모순을 지적하고 있다. 전시기 일본은‘현모양처’로서 가족이라는 사적 역 에서생활을담당해야할여성을총력전체제라는공적 역에동원해야하는 딜레마에직면하 다. 이러한모순을해결하는방식으로전시일본은여성을 국민을재생산하는어머니로서, 국민인병사의어머니그리고아내로서만동 원하 다. 이것은병력부족이심각해진전쟁말기에이르러서도일본이여성 징병을고려하지않았다는점에서여실히드러난다. ) 총력전체제는국민총 동원을시도하면서도근 에들어오면서성립된남녀의역할분담을무너뜨리 지는않았다. )
그러나 전쟁은 제한적이나마 기존의 남성성과 여성성의 자명성이 소실되 는 역을만들어내기도했다. 종군간호부의경우가여기에해당된다고할수 있다. 예를들면, 러일전쟁기에동원된종군간호부에관한보도중에는“일반 군인의그것과동일한형태인‘용감한여 (隊)’” ) 등의묘사가있다.‘ 용감 한’여성은근 일본이구축한전통적인여성성과는 립되는것이다. 이러한 성정체성의분열과혼란은전시기의“잡지등의문체가보다감정적이되고, 선동적이되는데”기여하 다. 다시말하면,“ 여성성/남성성의구분이동요하 자보다소리를높이고, 동의반복을반복하고, 의미가공허해졌다. 성별역할 분담을강조해서주체화=동원에의해전쟁을수행하는공동체를만들려고하 지만, 성별역할분담의무근거성을노정하고, 감정을수반하지않으면안되는 사태에이르게된다”는것이다. )
전시기에는 남성 중심의 그러나 불안정한 국민화가 강제되면서, 여성은 ‘이등국민’또는‘제3의성’으로공적 역으로편입되었다. 전후에는총력전 체제가 내포한 남성성/여성성 모순이 표면화되었다. 특히 패전 직후에 일본 사회에서전개된민주주의열풍속에서여성은근 국가가만들어낸봉건적∙ 가부장적가족이라는틀속에서억압되었다는인식이강해졌다. 전후의많은 매체들은이와같은‘가족’으로부터독립된자립적인여성상을만들어내고자 했다. 이러한 노력은 1920년 여성해방운동과 유사한 측면이 많았다. 이는 ‘국민국가’라는큰틀속에서“여성이생활을담당하는성역할분담을문제시 한것이아니고(여성의‘부엌으로부터의해방’이아니고), 여성이의식주생활 을 담당하는 것을 전제로 한 위에서, 생활의 역을 정치화하여 공적 의론의 논점으로문제를설정하 다”는것이다. ) 다시말하면,“ 전후민주주의의여 성상은 남성/여성의 이항 립을 전제로 하여 양자를 본질주의적으로 구분한 위에서, 하위의항목으로주변에위치한여성을타자화하고, 양자의관계를묻 는문제설정”이었다는것이다. )
이과정에서여성은근 일본국가에의해만들어진가부장적가족제도에 억압되었고, 억압된존재로전쟁에말려든일종의피해자로인식되었다. 따라 서‘피해자’인여성은전쟁책임의문제로부터제외되었다. ) 화평론가야지 마미도리[矢島翠]는이와같은흐름을전후일본 화제작과소비풍토와관련 지어다음과같이예리하게지적하고있다.“ 패전은‘부(父)’를고발하는기회 를 일본에게 주었으나,‘ 모(母)’에 한 검증은 하지 않은 채 지나가 버렸다.” 즉, 일본 화에서“‘모’는상처받지않은채전후를맞이하 다”는것이다.18) 동시에‘상처받지 않은 모’는‘상처받은 남성성’또는‘거세된 남성성’의 불안을극복하기위해없어서는안될존재이기도했다. 이러한심리적필요성 은 전후 일본사회로 하여금‘상처받지 않은 모’를 갈망하게 만들고, 이들을 ‘아름다운 혼’으로숭배하게까지만들었다. 다시말하면,‘ 상처받지않은모’....
는일본사회의페티시(fetish)로까지발전한다고지적할수있다. 프로이드의 연구가보여주듯이, 남성(주체)성은여성을‘거세(castration)’된객체로인식 하면서 형성된다. 즉, 남성성은 거세를 부정(denial of castration)하면서 성 립된다. 이는뒤집어보면,‘ 거세(또는근원적결핍)’를여성신체에투 함으로 써, 즉자기자신의내부에위치한원치않는부분을타자에투 함으로써남 성으로서의자기동질성을확보하는것을의미한다.19) 페티시즘은이러한남성 의거세가능성을부정하고, 이를여성에게투 하는과정이원활하게이루어 지지않을때나타난다. 즉, 페티시즘은유아기에접한거세에 한공포를완 전하게극복하지못했을경우, 여성신체의특정부위를그 체물로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프로이드는“중국의 풍습인 여성의 발을 불구로 만들어 놓고, 불구가 된 발을 물신(fetish)처럼 숭배한다”고 관찰하면서 다음 과같이지적하고있다.“ 이는마치중국남성이여성이( 신) 거세되는것에 굴복한것에감사하는것같다.”20)
의 책, ;若桑みどり, 2000,『 戰爭がつくる女性像:第二次世界大戰下の日本性動員の視覺的プロパガンダ』, 東京:ちくま學芸文庫참조.
18) 矢島翠, 1979,『 出會いの遠近法』, 東京:潮出版社, 17쪽.
19) Kaja Silberman, 1992, Male Subjectivity at the Margins, New York:Routledge, pp. 44~45.
20) Sigmund Freud, 1973,“ Fetishism (1927)”, The Standard Edition of the Complete Psychological Works of Sigmund Freud, London:The Hogarth Press, pp. 152~157∙p. 157.
이러한남성성과여성성의형성그리고페티시즘병리적증상에 한프로 이드의무의식분석은전후일본사회의저변을관통하는분위기를분석하는데 도유효한시점을제시한다. 왜냐하면패전은남성성의위기로도인식되었고, 이는 특히 점령기 미군과 접하면서 극 화되었다. ) 이러한 분위기는 화계 에도흘러들어간다. 기노시타게이스케와구로자와아키라를전후일본 화 의원조로위치지으며, 야지마는이들의 표작에서나타나는‘이상화된어머 니’는패전으로인해야기된‘남성성의위기’를극복하고자하는무의식을반 하고있다고지적한다. 야지마는“패전으로남자들은남성으로서의감각이 동요되었고, 이를벌충하고자어머니로수렴된여성상을시 의동요를넘어 서는불변하는것이라고믿고자했다. 이는구로자와와기노시타이후전후 화의여성상에많은 향을주었다”고분석하고있다. )
전쟁책임으로부터자유로워진여성,‘ 상처받지않은모’로수렴된‘아름다 운 혼’을가진여성은전시에는후방에서파괴와상실에서오는고통을인내 하는자로, 전후에는폐허속에서인고하며동시에상처받은남성성을위로하 는자로설정된다. 다시말하면,‘ 상주’일본에의해고용된‘곡쟁이’로서전후 여성상이 설정되었다. 이처럼 인고하며 신 울어 주는 여성성은 패전으로 ‘거세’된일본의남성성이여성의신체에투 되면서, 즉남성성내부의원치 않는부분이여성타자에게로이전되면서‘상처받은남성성’이치유되는과정 이기도하다. 이러한치유과정은평화와반전이라는새로운일본국가와사회 의정체성을만들어내는필요조건이기도하 다. 전후일본의 상매체는이 와 같은‘상처받은 남성성’의 치유를 위한 수단으로‘상처받지 않은 모’라는 전후 여성성 재정립을 시도하 고, 이를‘감상적 상상력(melodramatic imagination)’을통해극적으로재현하 다.
Ⅲ. 신여성에서 곡쟁이로 -「 24개의 눈동자」에 나타난 패전국일본의여성성
‘감상적상상력’은근 적감수성을재현하는중요한표현양식의하나로지적 되고 있다. 감상적 상상력은“감정에 호소하고, 선과 악의 양극적인 도덕 체 계, 극단적인상황과행동, 명백한악에의한선박해, 선의최후의승리, 과장 되고 터무니없는 감정 표현, 암울한 구성과 긴장, 운명의 급전”등의 요소를 내포하고있다.23) 이러한표현양식은신이라는절 적이고보편적인가치에도 사형선고를내림으로써‘모든견고한것이사라져버리는’근 성을포착하는 한유형으로, 특히 중문화의지배적인표현양식중의하나라고할수있다. 이는가치의혼돈과혼란으로점철된근 적경험에의미를부여하고자하는 한 양식으로, 개인의 감정과 성격에 기반한 표현양식이다.‘ 지극히 인격화 (characterized)된’개인들의감정갈등을통해현실뒤에숨겨진신성화된그 어떤것을갈구함으로써불변하는진리를제시하려는서술구조라고할수있 다.24)
이러한감상적상상력을통한근 성재현은근 화를경험한많은 중사 회에서공통으로나타나고있지만, 화를중심으로한일본의시각문화는특 히감수성을자극하는감상적상상력을주요표현전략으로삼고있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관되게 일본 화의‘감상성’을 비판한 감독 마스무라 야스조 [增村保造]는“일본 화감독은감상적인사랑혹은모성애에 한시적인묘 사를풍경등의자연이라는서정적인것과조화시킴으로써, 그들의섬세한감 수성을더욱윤이나게하 다”고지적하고있다. 이어서그는이러한감상성 은“결국그들의시적인, 비현실적인태도는사회생활의가혹함으로부터적극적으로도피함으로써생성된것이다”라고비판하 다. )
23) Peter Brooks, 1976, The Melodramatic Imagination:Balzac, Henry James, Melodrama, and the Mode of Excess, New Haven:Yale University Press, pp. 11~12.
24) Peter Brooks, 1976, 위의책, p.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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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에호소하는감상적상상력을발휘하여전후일본의‘반전’과‘평화’ 의감수성을시각화하는데성공한고전적인 화중의하나가바로기노시타 게이스케 감독의「24개의 눈동자」이다. 기노시타 감독은 감상성의 극 화를 통한반전사상을고취하려던의도를감추지않았다. 그에의하면,
어쨌든이 화는슬픈이야기다. 나는처음부터감상적미를추구하
다. 따라서이 화가감상적이라는비평은내의도를잘못읽은것이
다. ……나는아름다운세토나이카이[瀨戶內海]를배경으로자신의운 명을따라가는인간의모습을포착하고자했다. 그리고나는이보다더 강렬하게반전의메시지를관객에게전하는방법은없다고믿는다. )
이 화에서눈물을흘리는주체로설정되는것이여교사오이시이다. 그 녀는1928년세토나이카이에있는쇼토지마[小豆島]의조그마한어촌에있는 초등학교에 부임된다. 오이시는 1년생 12명 학생들의 담임이 된다. 오이시는 이후이들이성장하면서전시기에겪게되는역경을증언하고, 또한살상과파 괴에서오는상실을애도하고기억하는자이다. 화는1946년까지다루는데, 전후에는전사한학생들의묘앞에서울고있는오이시를아이들은‘울보선 생님[泣きみそ先生]’이라고부른다.‘ 울보선생님’의눈물뿐만아니라, 관객의 눈물을자아내는시청각자료로 화는어촌의정경, 빛바랜사진그리고다양 한노래를절묘하게사용하고있다.
화는어촌의정경을화면에담으면서시작된다. 풍경에파묻힌어린아 이들이노래를부르면서나타난다. 아이들은새로부임하는젊은여교사오이 시를만나게되고, 선생님과학생들사이의깊어지는정을중심으로 화는전 개된다.
카메라의눈으로담아내고있는아름다운어촌은구체적인시간과공간으 로부터분리된하나의이상향으로재현된다. 상화된어촌은과거의어딘가 에있었을듯한, 그러나어디에도더이상존재하지않는공간이다. 1950년 일본은이미급속한도시화가진행되고있는시점이었고, 비슷한시기에개봉 된 화들이주로도시이미지를배경으로하고있는상황을고려한다면,「 24 개의눈동자」는산업화이전의전통적인시골마을을‘신화적공간’으로재현 하고있다고할수있다. ) 완만한곡선의산들, 구불구불한시골길, 햇살이내 리쬐는바다의물결등을서정적으로담아내면서 화는관객들에게어린시 절뛰놀던‘고향’으로의회귀를유도하고있고, 관객들은향수를경험하게된 다. 이상향으로재현된어촌은 화속에서전시기에도직접적인파괴를경험 하지않은채보존된다. 기노시타의 닫쳐진 공간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공간이라고 보기는 힘들 다. 일본의 한 화평론가는 기노시타의 공간 재현에서 고립된“공동체와 그 외부세계를 가르고 있는 벽의 강고함”을 관찰하고, 그“격벽(隔璧)이 행하는 여과장치및정화장치로서의기능”을“그벽의바깥에서일어나는여러사건 과구체적인사상(事象)들을소거시킨후, 몇가지의보편적인것으로순화시 켜 추상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하 다. ) 즉,「 24개의 눈동자」에 등장하는 어 촌은탈역사화된, 탈정치화된공간으로재현된것이다. 나아가탈역사화된어 촌은군국주의로치닫는일본역사를수동적으로경험하게되는것이다.
화는이처럼시공간적으로고립되고, 탈역사화되어버린어촌의정경을 배경으로 선생님과 아이들이 갖는 행복한 순간들을 반복적으로 상에 담고 있다. 화의전반부에서교사오이시는전통적이상향으로재현되고있는어 촌의정경과감성에이질적인존재로묘사된다. 그녀는어민들과는 조적으 로서양식복장과화장을한매우도시적인여성,‘ 모던걸’로나타난다. 양장 을한채자전거를타고출퇴근하는그녀의모습은“여자면서양장을한다”또 는“여자면서 자전차를 탄다”라는 식으로 어촌의 이야깃거리가 되기도 한다. 동시에다정다감한젊은여교사로서어린학생한명한명을따뜻하게보살피 는인간적인교육자로묘사된다.
시공간으로부터분리된어촌의이미지와병행하는또다른중요한이미지 는여교사와아이들이갖는행복한순간을포착한사진이다. 화가전개되면 서, 이사진은아이들이성장해가면서변해가는환경과분리되어, 순진무구 한아동기의한시점을 속화시키는이미지로굳어진다.
이 사진은 교사 오이시가 고학년 남학생들의 장난에 휘말려 발목 부상을 입게되고, 이로인해학교를쉬게되자, 아이들이선생님을만나기위해먼길 을힘들게찾아가서함께한순간을포착한것이다. 선생님과아이들은저마다 이사진을한장씩소지하고, 힘들때마다이사진을보면서아름다웠던과거 를회상하고, 현실의가난과역경을견디게된다.
청각자료로이 화는당시일본소학교교육과정의한부분인심상소학교 창가및문부성창가등을편집하여, 아이들의합창, 아이들과선생님의합창, 또는관현악을사용한배경음악형태로사용하고있다. 삽입곡들은‘아오게바 도토시[仰げば尊し]’,‘ 후루사토[故鄕]’,‘ 고조노츠키[荒城の月]’,‘ 나나츠노코 [七つの子]’등인데, 이러한 노래와 음악은“일본국가가 계획 실시한 국민적 감성=미학의구체적인”예라고할수있다. 배경음악으로사용된소학교창가 의 기능은“국민이 공감하는 제도적 기반을 만든 것”이고, 동시에“공감하는 것에의해국민으로귀속하는개인을심급에서확보하는것”이기도하다.29) 패 전후에이 화를관람하는관객은어린시절친구들과함께부른노래를들으면서또한번‘공감공동체’를상상하게되는데, 이경우는과거에 한감상 적인향수를통해서이다.
29) 酒井直樹, 2007,『 日本/映像/米國:共感の共同體と帝國的國民主義』, 東京:靑土社, 165쪽;Keiko I. McDonald, 1983, Cinema East:A Critical Study of Major Japanese Film, London:Fairleigh Dickinson University Press, pp.
231~254.
橋山의黃帝사당
이처럼특정 상과음향의편집을통해이 화는‘감상적미’를극 화하 고있다. 화속에서‘감상적미’를체현하는것은주로여성이다. 화의중 후반으로가면서는성인남성, 특히청년층의남성이잘나타나지않는다. 오 이시의남학생들은청년이되면서는잘나타나지않고있으며, 오이시의남편 역시주변화되어있다. 남성부재는전쟁장면부재와도관련있다. 이 화는 전투와전장을보여주는장면은나타나지않고, 신라디오의전쟁보도, 고 조되는군국주의속에서사회주의에 한강화되는탄압, 출병하는오이시의 남편그리고징집되는남학생들을환송하는‘ 일본국방부인회’모습등을통 해일본의전쟁을그리고있다.
주변화된남성 신에오이시와성장해가는여학생들을중심으로 화는 전개된다. 오이시는‘모던걸’의시기를거쳐한남자의부인이자세아이의어 머니로변모해간다. 신분변화와함께그녀의복장도바뀐다. 결혼후오이시 는전통적인일본식복장을주로하고사회생활을한다. 전쟁의기운이가난이 라는 형식으로 후방에도 미치기 시작하면서 오이시는 여학생들이 겪게 되는 역경을증언하고함께슬퍼하고인내하는자로그려간다. 이과정에서 화는 신여성오이시를‘울보’오이시로재설정해나간다. 예를들면, 그녀의여학생 중의하나가불운한가정환경속에서미래에 한희망을상실하고울고있을 때에서오이시는다음과같이말한다.
선생님도어떻게하면좋을지모르겠지만, 너의불행은네책임도, 네 아버지 또는 어머니의 책임도 아니란다. 세상 많은 일들이 그렇단다. 그러니 네 자신에 실망해서는 안 된다. 너라도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해. 선생님이무리한이야기를하고있는것은알지만, 선생님도달리 해 줄 이야기가 없구나. 신에 울고 싶을 때는 언제라도 선생님에게 와라. 선생님도함께울어주마. )
또다른여학생이어려워진가정형편때문에학교를그만두고다른마을 의친척집에일하러떠나게될때도오이시는함께눈물을흘린다. 전시중에 는가난과병마에시달리는여학생을위로한다. 이여학생은폐병으로사망하 고, 오이시는그녀의죽음을목격하고눈물을흘린다.
오이시자신에게도전쟁의비참함은찾아온다. 그녀는국가의군국주의적 인교육정책과이에동조하는학교에회의를느끼고학교를그만둔다. 일본이 진주만을 침공하면서 남편은 출병하게 되고, 이후 남편은 전사하고, 홀로 세 아이를 어렵게 키운다. 그녀의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전시의 궁핍함 속에서배고픔을견디다못한막내딸은과일을따먹으려다나무에서떨어져 죽는다. 전후에는전쟁으로인해죽어간사람들을애도하며눈물을흘린다.
‘모던걸’에서‘울보’로전개되는오이시의변화는‘문화적거세’라고도할 수있다. 주체적인‘모던걸’이었던오이시는‘함께울어주는자’로‘거세’되어 지역공동체에의해‘곡쟁이’라는새로운역할을부여받게되고, 이를통해공 동체의일원이되는것이다. ) 이처럼 화의후반부에서는문화적거세를거 쳐 공동체의 일원이 된 어머니 오이시의 불행과 인고가 겹치면서 이야기는 ‘어머니이야기[母もの]’형식을띄게된다. 모성으로일원화된여성성을재현 하는‘어머니이야기’는일본 화에서하나의서브-장르를형성할정도로자 주다루어지는 중적인서사구조이다.32) 이이야기형식은자식(주로아들)을 위해인고하고희생하는, 더이상불행할수없는,‘ 어머니’를감상적상상력으 로 재현하는 것으로 1950년 에 전성기를 맞는다. 기노시타 감독은「24개의 눈동자」를 발표하기 한 해 전인 1953년에「일본의 비극[日本の悲劇]」이라는 ‘어머니 이야기’를 흥행시키기도 했다.33) 관객들은 자신보다 더 힘들게 살고 있는누군가가있다는것을상상하면서위안을받는한편, 전후의상실과가난 을 증언하고, 인고하는‘어머니’로 재현된‘피해자’일본인들에 한 감상적 연민을공유하게된다.
전쟁‘피해자’일본인에 한감상적연민을한층심화시키는장면은 화 의끝부분에서연출된다. 전쟁후에오이시는다시학교선생님으로복직한다. 그녀는전사한남학생들의묘앞에서눈물을흘리고, 문을모르는아이들은 그녀를‘울보선생님’이라고부른다. 어느아름다운오후, 오이시는전장에서 살아 돌아온 남학생들과 그리고 전쟁의 역경을 견디고 살아남은 여학생들과 자리를함께하게된다. 그들은이제는빛바랜사진을함께보면서향수에젖 는다. 살아돌아온남학생한명도사진을들여다본다. 그는전쟁에서시력을 잃었다. 즉,‘ 상처받은남성성’을상징하고있다. 그러나그는사진을더듬으면서,“ 한가운데는선생님이계시고그앞에는다케이치와니쿠타가함께있고, 선생님의오른쪽에는맏짱이서있고, 그앞에는후지코짱이있고……”라며, 사진속한사람한사람을다기억해낸다. 그를보면서, 함께한여자들은눈 물을흘린다. 여자들은동시에‘상처받은남성성’을위로하는‘곡쟁이’이기도 한것이다.
32) 일본 화에서의‘어머니이야기’에 관해서는 Ian Buruma, 1984, Behind the
Mask:On Sexual Demons, Sacred Mothers, Transvestites, Gangsters,
Drifters, and Other Japanese Cultural Heroes, New York:Pantheon
Books, 제2장 참조;전쟁 화와‘어머니 이야기’와 관련해서는 晏, 2006. 12,
「母である女, 父である女-戰爭中の日本映畵における母親像」, 齋藤綾子編,『 映畵と身體∙性』, 東京:森和社;강태웅, 2006,「 전시기 일본 화의 표현공간:‘어머 니 이야기[母物]’를 중심으로」,『 인문연구』51호 참조. ‘멜로 드라마’로서‘어머니 이야기’와 관련해서는, 岩本憲兒, 2007,「 日本映畵に見る家族のかたち」,『 家族の肖像:ホムドラマとメロドラマ』, 東京:森話社;ミツヨ マルシア-ノ;岩本憲兒編, 2007, 앞의 참조.
33) 이 화의여주인공은남편이전사한후에홀로남아패전후의빈곤속에서힘들 게자식들을키우지만, 성장한자식들은어머니를무시한다. 결국어머니는달려오 는전차에몸을던져스스로목숨을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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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 후반에서1940년 후반까지약20여년에걸친세월을연 기 적으로촬 한이 화는여교사의눈과눈물로후방에서겪는전쟁의비참함 을서정적, 감상적으로재현하고있다. 곡쟁이여교사는동시에‘상처받은남 성성’을위로하는상징으로도작용하고있다. 이를통해이 화는‘상처받지 않은 모’를‘아름다운 혼’으로 재현하고, 이처럼‘아름다운 혼’의 눈물을 통해‘상처받은일본’을위로하는문화적여과작용을하고있다. 이러한문화적 여과작용은한국전쟁을계기로일본내에서고조된‘반전’여론과맞물리면서, 전후일본의‘반전평화주의’정체성을감상적으로지탱하는데기여했다.
Ⅳ.‘ 종전’을기념하는곡쟁이
1983년에NHK에의해실시된조사‘일본인이가장좋아하는 영화’1위로꼽 힌것바로기노시타의「24개의눈동자」이다. )‘국민 영화’라고도불릴수있 는 이 영화는 1987년에는 영화로, 2005년에는 TV드라마로 리메이크되면서 지속적으로기억되고있다.
일본이패전한지40여년이지난시점은고전적인‘반전’화가리메이크 되었다. 예를들면, 표적인‘반전’화로‘전방’을다룬「버마의하프[ビルマの竪琴]」가 1985년 리메이크되었다. 1985년에 개봉된「버마의 하프」는 이치 가와곤[市川崑] 감독이1956년에만든것을40년이지난시점에같은감독에 의해 리메이크된 것이다.「 24개의 눈동자」가 후방을 다루면서‘반전’화의 시각문화를 만들었다고 한다면,「 버마의 하프」는 버마라는 전선을 다루면서 전후‘반전’화의계보를세웠다고평가할수있다. )
리메이크된「버마의 하프」는 1956년 개봉된 영화에서 미흡했던‘사실성’
의극 화를시도했다. 1956년판이1주일정도의현지촬 을기반으로만든 것과는 조적으로1985년판은전촬 을현지촬 하여만들었다. 이러한‘사 실성’의추구가호평을받아29억5,000만엔의배급수입을거두면서1985년 화1순위에올랐다. 그러나40여년의세월속에서전쟁, 패전, 점령의기억 이일본사회에서풍화된상황에서만들어진것으로, 오히려전쟁의요인및책 임의문제, 침략전쟁의성격등이‘원경(遠景)’으로처리되고, 전선에서전쟁의 비참함을 체험하는 병사의 경험이‘특권적’으로 묘사되었다는 평가를 받았 다.36)
리메이크된「버마의하프」가사회적으로관심을받고, 수익을창출한것과 는 조적으로1987년에개봉된「24개의눈동자」(朝間義隆감독, 田中裕子주 연)는당초예상과달리흥행에실패하 다. 이는1987년판의감독이나주연 배우가모두원작의감독과주연배우만큼 중적인기를누리고있던인물들 이아닌점과관련이있어보인다. 동시에1987년판의 화전편구성및촬 방식이1954년판을그 로답습한것에서도기인한다고여겨진다. 즉, 1987년 판「24개의눈동자」의흥행실패는감정에호소하면서전쟁을기억하는것이 전후세 의감수성을자극하기에는미흡하다는것을보여주었다. )
그러나 2005년에 TV드라마로 리메이크된「24개의 눈동자」(이하 드라마 「24개의 눈동자」)에서는 전쟁기억의 서술방식에서 이전 화와의 차이점을 보여주고있다. 드라마「24개의눈동자」는오이시의삶을중심으로학생들의 성장을연 기적으로전개한기노시타의 화와는 조적으로플래시백을통 해과거와현재를넘나든다.
드라마는 1942년 청년들이 징집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이때 청년들을 부르는여교사오이시가사진한장을청년들에게나누어주며, 꼭살아서돌아 오라고 눈물을 흘리며 환송한다. 이어서 화와는 조적으로 드라마에서는 갑자기 전쟁장면이 삽입된다. 림의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참호 속에서 한 청년이사진을들여다보며살아돌아가겠다는다짐을한다. 그가왜그리고어 떻게 림의한참호속에갇혀있게되었는지에 한이야기는나오지않는 다. 또장면이바뀌면서, 화는1943년후방을재현하고, 이야기는오이시가 같은사진을들여다보며15년전에12명의아이들과의만남을회상하는것으 로이어진다.
드라마「24개의눈동자」에서나타나는눈에띄는변화중의하나는이드 라마가보다적극적으로전쟁장면을보여주고있다는점이다. 이러한변화는 일본사회가이전보다는전쟁에보다유연해졌다는것을암시한다고볼수있 다. 미국이주도한1990년 걸프전쟁과2000년 아프칸, 이라크침공등에 일본이 직∙간접적으로 관련되면서, 일본사회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쟁을 일상적으로접하게되었다. 즉, 1990년 이후일본이보다적극적으로국제 정치에관여하면서, 전쟁은1950년 와는또다른상황속에서새롭게일상화 되었다. 이러한변화가전쟁드라마제작에도반 되었다고보여진다.
드라마「24개의눈동자」에서나타나는또다른변화로지적할수있는것 은드라마가 화「24개의눈동자」보다플래시백(flashback) 기술을적극적 으로활용하고있다는점이다. 플래시백을통한시공간을넘나드는이미지들 의편집은지각장의이질성을확 하고있다. 이질성은이미지들이컨텍스트 로부터보다쉽게분리될수있는환경을만들어내어이미지들의파편화를가 속화한다. 파편화된 이미지는 그 의미의 변화와 전환이 용이한 정보가 된다. 모든정보처럼, 이러한이미지들은그자체의의미와권위가약화되고, 사용자 가어떻게쓰느냐에따라새로운의미를갖게된다. 즉, 파편화된이미지는사 용자가그앞또는뒤에어떤이미지를배치하느냐에따라새로운의미를창출 하게된다. )
플래시백을통해재편집한드라마「24개의눈동자」는어떤의미를창출하 고있는것일까? 전쟁장면과군내부의폭력을담은이미지의삽입에도불구 하고, 드라마「24개의눈동자」는‘반전 화’의계보를잇는것보다는사제간 의애정을강조하고있다. 즉, 사진한장을둘러싼이질적인이미지들의편집 을통해선생님의살아돌아오라는당부가한청년이전장의살상을극복하고 살아 돌아가는 유일한 이유로 제시되고 있다. 청년의 옆에서 죽어 가는 동료 병사는“그렇게훌륭한선생님이계시니꼭살아돌아가라”고당부한다. 드라 마「24개의눈동자」는 화와비교해볼때‘반전’의의미는희석되고, 신에 ‘사제간의애정’이강조되고있다는것을알수있다.
이와같은미묘한변화는일본사회구성원의변화와관련이있다. 현 일 본사회는전후세 가이미인구의90%를점하게되었다. 과거를기억하는행 위는현재의필요성에의한선택과우선순위에의해결정된다는것을상기하 면, ) 전후세 의사회전면등장에따른전쟁기억의변화는필연적인것이라 고할수있다. 즉, 현 일본사회가전쟁을기억하는과정에는전후세 가직 면한문제점들에 한인식이삽입되고있고, 이에따라전쟁기억이복잡한양 상으로전개되고있음을알수있다. 특히1990년 경제불황을거치면서일 본사회는세 간갈등이고용제도에서뿐만아니라가족제도및교육제도에서 도표출되고있다. ) 사제간의애정을강조하는전쟁기억은전후세 를새로 운사회구성원으로만들어가는과정에서나타나고있는현실적인과제를해 결하려는표상전략중의하나라고할수있다. 사제간의애정이극 화된드 라마「24개의눈동자」에서여교사오이시가학생들을위해흘리는눈물은현 일본에더욱애절하게다가올것이다. 패전한후60년이지난시점에서흘 리는오이시의눈물은단순히전쟁‘피해자’로서의눈물이라기보다는젊은생 명의중요성을강조하면서전쟁에저항한여교사의눈물로세 간의화합을 도모하는것이기도하다.
Ⅴ. 맺음말
화「24개의눈동자」와드라마「24개의눈동자」는감상적상상력을통해전 쟁을악으로, 전쟁의역경을견뎌내며살아가는인간군상을선으로설정하고 있다. 이를통해‘반전’의감수성을시각화하고, 20세기초반에경험한일본의 전쟁에의미를부여하고있다. 이러한의미를체현하는것은‘객관적비극’인 여성으로서, 이들은전쟁의비참함을목격하고, 인내하고, 파괴로부터오는상 실을애도하고, 의를위해사라져간자들을기억하고, 그리고‘상처받은남 성성’을지닌채살아남은자들을위로하는자로재현된다. 다시말하면, 전후 일본사회는여성의눈물을통해감상적공동체를만들어갔다. 전후일본사회 가‘반전평화주의’정체성을만들어가는데‘비극적객체’로서의여성과이 들의눈물은없어서는안될요소 다. 여성의눈물로만들어진감상적공동체 의기본정서는유년기의순진함그리고이순진함에 한향수다. 이는 영화와 드라마 모두에서 중요한 모티브로 삽입되는 유년기에 찍은 한장의 사진을 통해서지속적으로강조되고있다. 유년기의사진이만들어내는순진한이미 지는한편으로는일반일본인들은국가와군이행한전쟁범죄로부터결백하 다는증언을시각화하고있는것이다. 그러나이처럼시각화된순진함은동시 에 과거에행했던전쟁범죄에 해서는무지한채현재를살아가고싶다는오 늘날일본인의 욕망을내포하고있다.
Asian Regionalism, Ithaca:Cornell University Press;한정선, 2008. 9,「 조 경수역에서표류하는일본:한류와혐한류를통해본현 일본사회」,『 동북아역사 논총』21호참조.
참고문헌
<저서>
다카하라 모토아키 저, 정호석 역, 2007,『 한중일 인터넷 세 가 서로 미워하는 진짜 이유:불안형내셔널리즘의시 , 한중일젊은이들의갈등읽기』, 삼인.
전후 일본의 곡쟁이 - 일본‘반전’영화에 나타난 여성Designated Weepers of Postwar Japan:Women Represented by Japanese Anti-War Films
동북아역사논총
2009, vol., no.24, pp. 61-86 (26 pages)
발행기관 : 동북아역사재단
한정선 /Han Jung-Sun 1
1고려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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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전후 일본 사회에서 전쟁기억이 젠더 및 섹슈알러티를 중심으로 재현되고, 재구축되고 있는 과정을 분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후 일본의 ‘반전’ 영화를 대표하며, 지속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는 <24개의 눈동자>를 중심으로, 영상매체에 의해 여성과 후방이 어떻게 재현되고 있는지를 고찰하고자 한다. 먼저 전쟁과 젠더, 섹슈알러티, 그리고 여성의 전쟁책임문제가 전후 일본에서 어떤 담론을 통해 고찰되었는가를 분석하고, 이어서 1954년에 개봉한 기노시타 게이스케 감독 작품의 <24개의 눈동자>를 재구성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1980년대와 2000년대 리메이크된 영화 <24개의 눈동자>와 드라마 『24개의 눈동자』를 비교 분석하여, 재현 전략의 유사점 또는 차이점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반전’ 영화 <24개의 눈동자>는 여성을 ‘곡쟁이’로 객체화함으로써 패전을 통해 ‘상처받은 남성성’을 위로하였고, 동시에 ‘곡쟁이’ 여성의 눈물을 통해 ‘감상의 공동체’를 상상할 수 있는 표상전략 및 시각문화를 만들었다.
This essay examines the process in which war memories are reconstructed through the imaginary institution of gender and sexu-ality. For this purpose, it explores how women are visualized in the film medium by focusing on the film, The 24 Eyes. The film has been identified as a representative anti-war film in postwar Japan. First, the essay introduces the questions of gender, sexuality, and women’s war responsibility in wartime and postwar Japan. Second, the essay examines the film, The 24 Eyes, directed by Kinoshita Keisuke, to identify the strategies and symbols that constructed women as ‘designated weepers’of postwar Japan. Third, the essay probes changes and continuities in representing women by comparing and contrasting different versions of The 24 Eyes, re-made in the 1980s and the 2000s. In doing so, I argue that the‘ anti-war’film of The 24 Eyes effectively objectified women as designated weepers in order to console the wounded masculinity of a defeated Japan. At the same time, the tears of women were the necessary condition for postwar Japan to re-imagine itself as a pacifist nation.
This essay examines the process in which war memories are reconstructed through the imaginary institution of gender and sexu-ality. For this purpose, it explores how women are visualized in the film medium by focusing on the film, The 24 Eyes. The film has been identified as a representative anti-war film in postwar Japan. First, the essay introduces the questions of gender, sexuality, and women’s war responsibility in wartime and postwar Japan. Second, the essay examines the film, The 24 Eyes, directed by Kinoshita Keisuke, to identify the strategies and symbols that constructed women as ‘designated weepers’of postwar Japan. Third, the essay probes changes and continuities in representing women by comparing and contrasting different versions of The 24 Eyes, re-made in the 1980s and the 2000s. In doing so, I argue that the‘ anti-war’film of The 24 Eyes effectively objectified women as designated weepers in order to console the wounded masculinity of a defeated Japan. At the same time, the tears of women were the necessary condition for postwar Japan to re-imagine itself as a pacifist 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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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어: ‘반전’영화,
젠더,
섹슈알러티,
곡쟁이,
객관적 비극,
감상의 공동체
‘Anti-war’movie, Gender, Sexuality, Designated Weeper, objective tragedy, Community of sensi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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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일본의곡쟁이
- 일본‘반전’ 화에나타난여성-
한정선 | 고려 학교국제학부조교수
Ⅰ. 머리말
전쟁은극한의집단폭력과파괴가허용되는상황속에서삶과죽음이결정되 는극적인순간들의연속이라고할수있다. 또한전쟁은극한의상황을경험 하는인간에 한이야기의집합체라고할수있다. 전쟁이야기는용기, 희생 그리고상실에 한애도와추모를통해죽은자들을불러내서집단기억을만 들어내고, 이는후세 가‘상상의공동체’를만들때지적∙감성적저류를형 성한다. 전쟁이야기와전쟁기억은또다른전쟁을행하는정치및사회조직과 문화로흘러들어간다. 즉, 전쟁행위는전쟁이야기를규정짓고, 또전쟁이야기 는전쟁행위를규정짓는다.
특정이야기와특정집단의행위가서로를규정지으면서공동체와그공동 체에속한개인의과거, 현재그리고미래를만들어가는구성요소가된다면, 그러한 특정 이야기는 이데올로기라고 할 수 있다. 이데올로기는“특정 사회 의역사적존재와역할이부여된표상(경우에따라이미지, 신화, 이념또는개 념) 시스템으로, 그 자체의 논리와 엄 함을 지닌 시스템”으로 정의할 수 있다. ) 이처럼이데올로기를표상시스템으로정의한알튀세르는이데올로기는 ‘의식’과는거의상관이없고, 오히려‘무의식’과깊은관련이있다고지적하면 서다음과같은부연설명을하고있다.
이데올로기는인간과그들의‘세계’와의관계에 한표현이다. 즉, 인 간과그들의실제적인존재조건사이의실제적인관계와상상의관계 사이의 중층 결정(overdetermined)의 결합체이다. 이데올로기 내부 의실제적인관계는필연적으로상상의관계, 즉(보수적∙순응적∙개 혁적또는혁명적) 의지, 희망또는노스탤지어(nostalgia)를표현하는 관계에의해권한을부여받게된다. )
전후일본의전쟁이야기는무의식과표상체계에의존한‘상상의관계’속 에서작동하는 표적인이데올로기라고할수있다. 전후의많은전쟁이야기 로구현된일본이데올로기는인류최초의원폭피해자라는트라우마에의존 한‘피해자의식’속에서서사된‘반전주의’와‘평화주의’로나타난다. ) 이러한 전쟁이야기는많은경우이분화된성역할에근거하여서사된다. 여성은동서 고금을 막론하고‘전쟁-전쟁이야기-전쟁’이라는 순환구조 속에서 객체화되 었다. 왜냐하면, 여성은전쟁이라는특수한상황, 즉남성공동체중심의극한 폭력상황속에서배제되었기때문이다. 전쟁행위에서배제된여성은전쟁이 야기에서도주체로설정되기보다는객체로, 보다정확하게표현하면,‘ 객관적 비극(objective tragedy)’ )으로규정되었다.
고 이래서양의여러사회는전쟁이라는집단폭력과파괴를‘정의로운 전쟁’으로정당화하면서남성을‘정의로운전사’로재현하는한편, 여성을폭 력과파괴라는전쟁가치와는상반되는평화를재현하는‘아름다운 혼’으로 그리곤 했다.‘ 아름다운 혼’은 평화, 인내 그리고 의를 위한 희생에 한 애도와기억을행하는‘객관적비극’을재현하는객체로설정되어왔다. 서구 의이러한상징체계와서술구조속에서죽은자들을위한, 즉남성을위한여성 의눈물과애도는전쟁의의도하지않은결과가아니라, 오히려‘전쟁의목적’ 이기도 하다. ) 다시 말해,‘ 상주’인 국가에 의해 고용된‘곡쟁이(designated weeper)’로객체화된여성은전쟁과전쟁이야기의필요조건인것이다. )
일본역시예외는아니다. 기억의전수자로서의여성, 일본국가를위해죽 어간전사들에 한‘비극’을후세에전해주는여성은전후일본사회가아시 아-태평양전쟁을기억하고재현하는데없어서는안될존재이다. 이 에서 는①‘` 객관적비극’을체현하는여성이전후일본의전쟁관련 상매체에서 어떻게재현되고있으며, ②패전이래현재까지애도와기억을체현하는여성 표상스타일에변화가있는지, 만약있다면변화를가져온요인은무엇인지를 고찰하는것을목적으로한다. 이를통해, 남성을위해, 남성을 신하여눈물 을흘리는여성을중심으로전시기의후방을묘사한전후‘반전’화를분석할 것이다.
전쟁과 성의 문제를 상매체를 통해 분석하려는 이유는 현 사회는“스 펙터클사회(society of spectacle)”라고명명될정도로시각중심의 상매체 의 향이크기때문이다. ) 스펙터클이 화로 표되는 상매체의표현양식 이란것을상기하면, 현 사회에서 화가갖는파급력이얼마나큰것인지를 잘알수있다. 일본의경우2000년NHK의조사에의하면, 16세에서39세까 지의연령층은전쟁에 한성찰에가장큰 향을미치는매체를‘만화, 만화 화, 화’라고 답할정도이다. )
이와관련하여1954년에개봉된기노시타게이스케[木下惠介] 감독의「24 개의눈동자[二十四の瞳]」는“일본의남녀노소를울게한” 화로,“ 보수파도 진보파도, 지식인도노동자도전쟁은죄없는선량한사람들을죽게만들기때 문에 싫다라는 점에서 감정 일치를 시킨”,“ 전후 일본인의 평화주의 상징”이 된 화로평가받고있다. ) 이 화는원래츠보이사카애[壺井榮]가창작동 화로 1952년 발표한 것을 화로 제작한 것으로, 오이시[大石]라는 여교사의 눈으로전시기후방을묘사한작품이다. 이소설과 화는한국전쟁을계기로 일본재군비문제를둘러싼정치∙사회적 립이첨예해진상황속에서“국민 적규모의반전감정을고양시키는데크게공헌”하 다. ) 이 화는1954년 개봉당시2억3,287만엔의수익을올렸을뿐만아니라많은 화상을수상 하 고, 문부성 특선 화로 선정되었다‘. 반전 화’의 고전으로 꼽히는 이 화는지금도비디오 여점에서쉽게빌려볼수있게지속적으로유통∙소비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987년에 화로 리메이크되고, 2005년에는‘종전 60주년’을기념하기위해TV드라마로리메이크되었다.
전후일본의‘평화주의의상징’이된「24개의눈동자」가여성을중심에두 고전쟁기억을재생산하고있다는점은여성성관련담론이일본에서어떻게 전개되었는지에 한고찰을요구한다. 따라서이 은먼저전전과전후일본 에서전개된전쟁과여성에관련된담론의흐름을소개하고, 이어서1954년에 개봉된「24개의눈동자」와1987년및2005년에리메이크된「24개의눈동자」 를분석하겠다.
Ⅱ. 전시기및전후일본의여성담론형성과전개
최근10여년간에젠더(gender)와섹슈얼리티(sexuality)는인문학및사회과 학에서더이상간과할수없는분석틀로자리매김되었다. 이러한경향은일본 의‘총력전’체제와관련된많은새로운연구에도반 되고있다. 전쟁과성이 라는큰틀속에서전개된총력전체제와관련된연구는전시기일본이직면한 모순을 지적하고 있다. 전시기 일본은‘현모양처’로서 가족이라는 사적 역 에서생활을담당해야할여성을총력전체제라는공적 역에동원해야하는 딜레마에직면하 다. 이러한모순을해결하는방식으로전시일본은여성을 국민을재생산하는어머니로서, 국민인병사의어머니그리고아내로서만동 원하 다. 이것은병력부족이심각해진전쟁말기에이르러서도일본이여성 징병을고려하지않았다는점에서여실히드러난다. ) 총력전체제는국민총 동원을시도하면서도근 에들어오면서성립된남녀의역할분담을무너뜨리 지는않았다. )
그러나 전쟁은 제한적이나마 기존의 남성성과 여성성의 자명성이 소실되 는 역을만들어내기도했다. 종군간호부의경우가여기에해당된다고할수 있다. 예를들면, 러일전쟁기에동원된종군간호부에관한보도중에는“일반 군인의그것과동일한형태인‘용감한여 (隊)’” ) 등의묘사가있다.‘ 용감 한’여성은근 일본이구축한전통적인여성성과는 립되는것이다. 이러한 성정체성의분열과혼란은전시기의“잡지등의문체가보다감정적이되고, 선동적이되는데”기여하 다. 다시말하면,“ 여성성/남성성의구분이동요하 자보다소리를높이고, 동의반복을반복하고, 의미가공허해졌다. 성별역할 분담을강조해서주체화=동원에의해전쟁을수행하는공동체를만들려고하 지만, 성별역할분담의무근거성을노정하고, 감정을수반하지않으면안되는 사태에이르게된다”는것이다. )
전시기에는 남성 중심의 그러나 불안정한 국민화가 강제되면서, 여성은 ‘이등국민’또는‘제3의성’으로공적 역으로편입되었다. 전후에는총력전 체제가 내포한 남성성/여성성 모순이 표면화되었다. 특히 패전 직후에 일본 사회에서전개된민주주의열풍속에서여성은근 국가가만들어낸봉건적∙ 가부장적가족이라는틀속에서억압되었다는인식이강해졌다. 전후의많은 매체들은이와같은‘가족’으로부터독립된자립적인여성상을만들어내고자 했다. 이러한 노력은 1920년 여성해방운동과 유사한 측면이 많았다. 이는 ‘국민국가’라는큰틀속에서“여성이생활을담당하는성역할분담을문제시 한것이아니고(여성의‘부엌으로부터의해방’이아니고), 여성이의식주생활 을 담당하는 것을 전제로 한 위에서, 생활의 역을 정치화하여 공적 의론의 논점으로문제를설정하 다”는것이다. ) 다시말하면,“ 전후민주주의의여 성상은 남성/여성의 이항 립을 전제로 하여 양자를 본질주의적으로 구분한 위에서, 하위의항목으로주변에위치한여성을타자화하고, 양자의관계를묻 는문제설정”이었다는것이다. )
이과정에서여성은근 일본국가에의해만들어진가부장적가족제도에 억압되었고, 억압된존재로전쟁에말려든일종의피해자로인식되었다. 따라 서‘피해자’인여성은전쟁책임의문제로부터제외되었다. ) 화평론가야지 마미도리[矢島翠]는이와같은흐름을전후일본 화제작과소비풍토와관련 지어다음과같이예리하게지적하고있다.“ 패전은‘부(父)’를고발하는기회 를 일본에게 주었으나,‘ 모(母)’에 한 검증은 하지 않은 채 지나가 버렸다.” 즉, 일본 화에서“‘모’는상처받지않은채전후를맞이하 다”는것이다.18) 동시에‘상처받지 않은 모’는‘상처받은 남성성’또는‘거세된 남성성’의 불안을극복하기위해없어서는안될존재이기도했다. 이러한심리적필요성 은 전후 일본사회로 하여금‘상처받지 않은 모’를 갈망하게 만들고, 이들을 ‘아름다운 혼’으로숭배하게까지만들었다. 다시말하면,‘ 상처받지않은모’....
는일본사회의페티시(fetish)로까지발전한다고지적할수있다. 프로이드의 연구가보여주듯이, 남성(주체)성은여성을‘거세(castration)’된객체로인식 하면서 형성된다. 즉, 남성성은 거세를 부정(denial of castration)하면서 성 립된다. 이는뒤집어보면,‘ 거세(또는근원적결핍)’를여성신체에투 함으로 써, 즉자기자신의내부에위치한원치않는부분을타자에투 함으로써남 성으로서의자기동질성을확보하는것을의미한다.19) 페티시즘은이러한남성 의거세가능성을부정하고, 이를여성에게투 하는과정이원활하게이루어 지지않을때나타난다. 즉, 페티시즘은유아기에접한거세에 한공포를완 전하게극복하지못했을경우, 여성신체의특정부위를그 체물로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프로이드는“중국의 풍습인 여성의 발을 불구로 만들어 놓고, 불구가 된 발을 물신(fetish)처럼 숭배한다”고 관찰하면서 다음 과같이지적하고있다.“ 이는마치중국남성이여성이( 신) 거세되는것에 굴복한것에감사하는것같다.”20)
의 책, ;若桑みどり, 2000,『 戰爭がつくる女性像:第二次世界大戰下の日本性動員の視覺的プロパガンダ』, 東京:ちくま學芸文庫참조.
18) 矢島翠, 1979,『 出會いの遠近法』, 東京:潮出版社, 17쪽.
19) Kaja Silberman, 1992, Male Subjectivity at the Margins, New York:Routledge, pp. 44~45.
20) Sigmund Freud, 1973,“ Fetishism (1927)”, The Standard Edition of the Complete Psychological Works of Sigmund Freud, London:The Hogarth Press, pp. 152~157∙p. 157.
이러한남성성과여성성의형성그리고페티시즘병리적증상에 한프로 이드의무의식분석은전후일본사회의저변을관통하는분위기를분석하는데 도유효한시점을제시한다. 왜냐하면패전은남성성의위기로도인식되었고, 이는 특히 점령기 미군과 접하면서 극 화되었다. ) 이러한 분위기는 화계 에도흘러들어간다. 기노시타게이스케와구로자와아키라를전후일본 화 의원조로위치지으며, 야지마는이들의 표작에서나타나는‘이상화된어머 니’는패전으로인해야기된‘남성성의위기’를극복하고자하는무의식을반 하고있다고지적한다. 야지마는“패전으로남자들은남성으로서의감각이 동요되었고, 이를벌충하고자어머니로수렴된여성상을시 의동요를넘어 서는불변하는것이라고믿고자했다. 이는구로자와와기노시타이후전후 화의여성상에많은 향을주었다”고분석하고있다. )
전쟁책임으로부터자유로워진여성,‘ 상처받지않은모’로수렴된‘아름다 운 혼’을가진여성은전시에는후방에서파괴와상실에서오는고통을인내 하는자로, 전후에는폐허속에서인고하며동시에상처받은남성성을위로하 는자로설정된다. 다시말하면,‘ 상주’일본에의해고용된‘곡쟁이’로서전후 여성상이 설정되었다. 이처럼 인고하며 신 울어 주는 여성성은 패전으로 ‘거세’된일본의남성성이여성의신체에투 되면서, 즉남성성내부의원치 않는부분이여성타자에게로이전되면서‘상처받은남성성’이치유되는과정 이기도하다. 이러한치유과정은평화와반전이라는새로운일본국가와사회 의정체성을만들어내는필요조건이기도하 다. 전후일본의 상매체는이 와 같은‘상처받은 남성성’의 치유를 위한 수단으로‘상처받지 않은 모’라는 전후 여성성 재정립을 시도하 고, 이를‘감상적 상상력(melodramatic imagination)’을통해극적으로재현하 다.
Ⅲ. 신여성에서 곡쟁이로 -「 24개의 눈동자」에 나타난 패전국일본의여성성
‘감상적상상력’은근 적감수성을재현하는중요한표현양식의하나로지적 되고 있다. 감상적 상상력은“감정에 호소하고, 선과 악의 양극적인 도덕 체 계, 극단적인상황과행동, 명백한악에의한선박해, 선의최후의승리, 과장 되고 터무니없는 감정 표현, 암울한 구성과 긴장, 운명의 급전”등의 요소를 내포하고있다.23) 이러한표현양식은신이라는절 적이고보편적인가치에도 사형선고를내림으로써‘모든견고한것이사라져버리는’근 성을포착하는 한유형으로, 특히 중문화의지배적인표현양식중의하나라고할수있다. 이는가치의혼돈과혼란으로점철된근 적경험에의미를부여하고자하는 한 양식으로, 개인의 감정과 성격에 기반한 표현양식이다.‘ 지극히 인격화 (characterized)된’개인들의감정갈등을통해현실뒤에숨겨진신성화된그 어떤것을갈구함으로써불변하는진리를제시하려는서술구조라고할수있 다.24)
이러한감상적상상력을통한근 성재현은근 화를경험한많은 중사 회에서공통으로나타나고있지만, 화를중심으로한일본의시각문화는특 히감수성을자극하는감상적상상력을주요표현전략으로삼고있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관되게 일본 화의‘감상성’을 비판한 감독 마스무라 야스조 [增村保造]는“일본 화감독은감상적인사랑혹은모성애에 한시적인묘 사를풍경등의자연이라는서정적인것과조화시킴으로써, 그들의섬세한감 수성을더욱윤이나게하 다”고지적하고있다. 이어서그는이러한감상성 은“결국그들의시적인, 비현실적인태도는사회생활의가혹함으로부터적극적으로도피함으로써생성된것이다”라고비판하 다. )
23) Peter Brooks, 1976, The Melodramatic Imagination:Balzac, Henry James, Melodrama, and the Mode of Excess, New Haven:Yale University Press, pp. 11~12.
24) Peter Brooks, 1976, 위의책, p.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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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에호소하는감상적상상력을발휘하여전후일본의‘반전’과‘평화’ 의감수성을시각화하는데성공한고전적인 화중의하나가바로기노시타 게이스케 감독의「24개의 눈동자」이다. 기노시타 감독은 감상성의 극 화를 통한반전사상을고취하려던의도를감추지않았다. 그에의하면,
어쨌든이 화는슬픈이야기다. 나는처음부터감상적미를추구하
다. 따라서이 화가감상적이라는비평은내의도를잘못읽은것이
다. ……나는아름다운세토나이카이[瀨戶內海]를배경으로자신의운 명을따라가는인간의모습을포착하고자했다. 그리고나는이보다더 강렬하게반전의메시지를관객에게전하는방법은없다고믿는다. )
이 화에서눈물을흘리는주체로설정되는것이여교사오이시이다. 그 녀는1928년세토나이카이에있는쇼토지마[小豆島]의조그마한어촌에있는 초등학교에 부임된다. 오이시는 1년생 12명 학생들의 담임이 된다. 오이시는 이후이들이성장하면서전시기에겪게되는역경을증언하고, 또한살상과파 괴에서오는상실을애도하고기억하는자이다. 화는1946년까지다루는데, 전후에는전사한학생들의묘앞에서울고있는오이시를아이들은‘울보선 생님[泣きみそ先生]’이라고부른다.‘ 울보선생님’의눈물뿐만아니라, 관객의 눈물을자아내는시청각자료로 화는어촌의정경, 빛바랜사진그리고다양 한노래를절묘하게사용하고있다.
화는어촌의정경을화면에담으면서시작된다. 풍경에파묻힌어린아 이들이노래를부르면서나타난다. 아이들은새로부임하는젊은여교사오이 시를만나게되고, 선생님과학생들사이의깊어지는정을중심으로 화는전 개된다.
카메라의눈으로담아내고있는아름다운어촌은구체적인시간과공간으 로부터분리된하나의이상향으로재현된다. 상화된어촌은과거의어딘가 에있었을듯한, 그러나어디에도더이상존재하지않는공간이다. 1950년 일본은이미급속한도시화가진행되고있는시점이었고, 비슷한시기에개봉 된 화들이주로도시이미지를배경으로하고있는상황을고려한다면,「 24 개의눈동자」는산업화이전의전통적인시골마을을‘신화적공간’으로재현 하고있다고할수있다. ) 완만한곡선의산들, 구불구불한시골길, 햇살이내 리쬐는바다의물결등을서정적으로담아내면서 화는관객들에게어린시 절뛰놀던‘고향’으로의회귀를유도하고있고, 관객들은향수를경험하게된 다. 이상향으로재현된어촌은 화속에서전시기에도직접적인파괴를경험 하지않은채보존된다. 기노시타의 닫쳐진 공간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공간이라고 보기는 힘들 다. 일본의 한 화평론가는 기노시타의 공간 재현에서 고립된“공동체와 그 외부세계를 가르고 있는 벽의 강고함”을 관찰하고, 그“격벽(隔璧)이 행하는 여과장치및정화장치로서의기능”을“그벽의바깥에서일어나는여러사건 과구체적인사상(事象)들을소거시킨후, 몇가지의보편적인것으로순화시 켜 추상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하 다. ) 즉,「 24개의 눈동자」에 등장하는 어 촌은탈역사화된, 탈정치화된공간으로재현된것이다. 나아가탈역사화된어 촌은군국주의로치닫는일본역사를수동적으로경험하게되는것이다.
화는이처럼시공간적으로고립되고, 탈역사화되어버린어촌의정경을 배경으로 선생님과 아이들이 갖는 행복한 순간들을 반복적으로 상에 담고 있다. 화의전반부에서교사오이시는전통적이상향으로재현되고있는어 촌의정경과감성에이질적인존재로묘사된다. 그녀는어민들과는 조적으 로서양식복장과화장을한매우도시적인여성,‘ 모던걸’로나타난다. 양장 을한채자전거를타고출퇴근하는그녀의모습은“여자면서양장을한다”또 는“여자면서 자전차를 탄다”라는 식으로 어촌의 이야깃거리가 되기도 한다. 동시에다정다감한젊은여교사로서어린학생한명한명을따뜻하게보살피 는인간적인교육자로묘사된다.
시공간으로부터분리된어촌의이미지와병행하는또다른중요한이미지 는여교사와아이들이갖는행복한순간을포착한사진이다. 화가전개되면 서, 이사진은아이들이성장해가면서변해가는환경과분리되어, 순진무구 한아동기의한시점을 속화시키는이미지로굳어진다.
이 사진은 교사 오이시가 고학년 남학생들의 장난에 휘말려 발목 부상을 입게되고, 이로인해학교를쉬게되자, 아이들이선생님을만나기위해먼길 을힘들게찾아가서함께한순간을포착한것이다. 선생님과아이들은저마다 이사진을한장씩소지하고, 힘들때마다이사진을보면서아름다웠던과거 를회상하고, 현실의가난과역경을견디게된다.
청각자료로이 화는당시일본소학교교육과정의한부분인심상소학교 창가및문부성창가등을편집하여, 아이들의합창, 아이들과선생님의합창, 또는관현악을사용한배경음악형태로사용하고있다. 삽입곡들은‘아오게바 도토시[仰げば尊し]’,‘ 후루사토[故鄕]’,‘ 고조노츠키[荒城の月]’,‘ 나나츠노코 [七つの子]’등인데, 이러한 노래와 음악은“일본국가가 계획 실시한 국민적 감성=미학의구체적인”예라고할수있다. 배경음악으로사용된소학교창가 의 기능은“국민이 공감하는 제도적 기반을 만든 것”이고, 동시에“공감하는 것에의해국민으로귀속하는개인을심급에서확보하는것”이기도하다.29) 패 전후에이 화를관람하는관객은어린시절친구들과함께부른노래를들으면서또한번‘공감공동체’를상상하게되는데, 이경우는과거에 한감상 적인향수를통해서이다.
29) 酒井直樹, 2007,『 日本/映像/米國:共感の共同體と帝國的國民主義』, 東京:靑土社, 165쪽;Keiko I. McDonald, 1983, Cinema East:A Critical Study of Major Japanese Film, London:Fairleigh Dickinson University Press, pp.
231~254.
橋山의黃帝사당
이처럼특정 상과음향의편집을통해이 화는‘감상적미’를극 화하 고있다. 화속에서‘감상적미’를체현하는것은주로여성이다. 화의중 후반으로가면서는성인남성, 특히청년층의남성이잘나타나지않는다. 오 이시의남학생들은청년이되면서는잘나타나지않고있으며, 오이시의남편 역시주변화되어있다. 남성부재는전쟁장면부재와도관련있다. 이 화는 전투와전장을보여주는장면은나타나지않고, 신라디오의전쟁보도, 고 조되는군국주의속에서사회주의에 한강화되는탄압, 출병하는오이시의 남편그리고징집되는남학생들을환송하는‘ 일본국방부인회’모습등을통 해일본의전쟁을그리고있다.
주변화된남성 신에오이시와성장해가는여학생들을중심으로 화는 전개된다. 오이시는‘모던걸’의시기를거쳐한남자의부인이자세아이의어 머니로변모해간다. 신분변화와함께그녀의복장도바뀐다. 결혼후오이시 는전통적인일본식복장을주로하고사회생활을한다. 전쟁의기운이가난이 라는 형식으로 후방에도 미치기 시작하면서 오이시는 여학생들이 겪게 되는 역경을증언하고함께슬퍼하고인내하는자로그려간다. 이과정에서 화는 신여성오이시를‘울보’오이시로재설정해나간다. 예를들면, 그녀의여학생 중의하나가불운한가정환경속에서미래에 한희망을상실하고울고있을 때에서오이시는다음과같이말한다.
선생님도어떻게하면좋을지모르겠지만, 너의불행은네책임도, 네 아버지 또는 어머니의 책임도 아니란다. 세상 많은 일들이 그렇단다. 그러니 네 자신에 실망해서는 안 된다. 너라도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해. 선생님이무리한이야기를하고있는것은알지만, 선생님도달리 해 줄 이야기가 없구나. 신에 울고 싶을 때는 언제라도 선생님에게 와라. 선생님도함께울어주마. )
또다른여학생이어려워진가정형편때문에학교를그만두고다른마을 의친척집에일하러떠나게될때도오이시는함께눈물을흘린다. 전시중에 는가난과병마에시달리는여학생을위로한다. 이여학생은폐병으로사망하 고, 오이시는그녀의죽음을목격하고눈물을흘린다.
오이시자신에게도전쟁의비참함은찾아온다. 그녀는국가의군국주의적 인교육정책과이에동조하는학교에회의를느끼고학교를그만둔다. 일본이 진주만을 침공하면서 남편은 출병하게 되고, 이후 남편은 전사하고, 홀로 세 아이를 어렵게 키운다. 그녀의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전시의 궁핍함 속에서배고픔을견디다못한막내딸은과일을따먹으려다나무에서떨어져 죽는다. 전후에는전쟁으로인해죽어간사람들을애도하며눈물을흘린다.
‘모던걸’에서‘울보’로전개되는오이시의변화는‘문화적거세’라고도할 수있다. 주체적인‘모던걸’이었던오이시는‘함께울어주는자’로‘거세’되어 지역공동체에의해‘곡쟁이’라는새로운역할을부여받게되고, 이를통해공 동체의일원이되는것이다. ) 이처럼 화의후반부에서는문화적거세를거 쳐 공동체의 일원이 된 어머니 오이시의 불행과 인고가 겹치면서 이야기는 ‘어머니이야기[母もの]’형식을띄게된다. 모성으로일원화된여성성을재현 하는‘어머니이야기’는일본 화에서하나의서브-장르를형성할정도로자 주다루어지는 중적인서사구조이다.32) 이이야기형식은자식(주로아들)을 위해인고하고희생하는, 더이상불행할수없는,‘ 어머니’를감상적상상력으 로 재현하는 것으로 1950년 에 전성기를 맞는다. 기노시타 감독은「24개의 눈동자」를 발표하기 한 해 전인 1953년에「일본의 비극[日本の悲劇]」이라는 ‘어머니 이야기’를 흥행시키기도 했다.33) 관객들은 자신보다 더 힘들게 살고 있는누군가가있다는것을상상하면서위안을받는한편, 전후의상실과가난 을 증언하고, 인고하는‘어머니’로 재현된‘피해자’일본인들에 한 감상적 연민을공유하게된다.
전쟁‘피해자’일본인에 한감상적연민을한층심화시키는장면은 화 의끝부분에서연출된다. 전쟁후에오이시는다시학교선생님으로복직한다. 그녀는전사한남학생들의묘앞에서눈물을흘리고, 문을모르는아이들은 그녀를‘울보선생님’이라고부른다. 어느아름다운오후, 오이시는전장에서 살아 돌아온 남학생들과 그리고 전쟁의 역경을 견디고 살아남은 여학생들과 자리를함께하게된다. 그들은이제는빛바랜사진을함께보면서향수에젖 는다. 살아돌아온남학생한명도사진을들여다본다. 그는전쟁에서시력을 잃었다. 즉,‘ 상처받은남성성’을상징하고있다. 그러나그는사진을더듬으면서,“ 한가운데는선생님이계시고그앞에는다케이치와니쿠타가함께있고, 선생님의오른쪽에는맏짱이서있고, 그앞에는후지코짱이있고……”라며, 사진속한사람한사람을다기억해낸다. 그를보면서, 함께한여자들은눈 물을흘린다. 여자들은동시에‘상처받은남성성’을위로하는‘곡쟁이’이기도 한것이다.
32) 일본 화에서의‘어머니이야기’에 관해서는 Ian Buruma, 1984, Behind the
Mask:On Sexual Demons, Sacred Mothers, Transvestites, Gangsters,
Drifters, and Other Japanese Cultural Heroes, New York:Pantheon
Books, 제2장 참조;전쟁 화와‘어머니 이야기’와 관련해서는 晏, 2006. 12,
「母である女, 父である女-戰爭中の日本映畵における母親像」, 齋藤綾子編,『 映畵と身體∙性』, 東京:森和社;강태웅, 2006,「 전시기 일본 화의 표현공간:‘어머 니 이야기[母物]’를 중심으로」,『 인문연구』51호 참조. ‘멜로 드라마’로서‘어머니 이야기’와 관련해서는, 岩本憲兒, 2007,「 日本映畵に見る家族のかたち」,『 家族の肖像:ホムドラマとメロドラマ』, 東京:森話社;ミツヨ マルシア-ノ;岩本憲兒編, 2007, 앞의 참조.
33) 이 화의여주인공은남편이전사한후에홀로남아패전후의빈곤속에서힘들 게자식들을키우지만, 성장한자식들은어머니를무시한다. 결국어머니는달려오 는전차에몸을던져스스로목숨을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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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 후반에서1940년 후반까지약20여년에걸친세월을연 기 적으로촬 한이 화는여교사의눈과눈물로후방에서겪는전쟁의비참함 을서정적, 감상적으로재현하고있다. 곡쟁이여교사는동시에‘상처받은남 성성’을위로하는상징으로도작용하고있다. 이를통해이 화는‘상처받지 않은 모’를‘아름다운 혼’으로 재현하고, 이처럼‘아름다운 혼’의 눈물을 통해‘상처받은일본’을위로하는문화적여과작용을하고있다. 이러한문화적 여과작용은한국전쟁을계기로일본내에서고조된‘반전’여론과맞물리면서, 전후일본의‘반전평화주의’정체성을감상적으로지탱하는데기여했다.
Ⅳ.‘ 종전’을기념하는곡쟁이
1983년에NHK에의해실시된조사‘일본인이가장좋아하는 영화’1위로꼽 힌것바로기노시타의「24개의눈동자」이다. )‘국민 영화’라고도불릴수있 는 이 영화는 1987년에는 영화로, 2005년에는 TV드라마로 리메이크되면서 지속적으로기억되고있다.
일본이패전한지40여년이지난시점은고전적인‘반전’화가리메이크 되었다. 예를들면, 표적인‘반전’화로‘전방’을다룬「버마의하프[ビルマの竪琴]」가 1985년 리메이크되었다. 1985년에 개봉된「버마의 하프」는 이치 가와곤[市川崑] 감독이1956년에만든것을40년이지난시점에같은감독에 의해 리메이크된 것이다.「 24개의 눈동자」가 후방을 다루면서‘반전’화의 시각문화를 만들었다고 한다면,「 버마의 하프」는 버마라는 전선을 다루면서 전후‘반전’화의계보를세웠다고평가할수있다. )
리메이크된「버마의 하프」는 1956년 개봉된 영화에서 미흡했던‘사실성’
의극 화를시도했다. 1956년판이1주일정도의현지촬 을기반으로만든 것과는 조적으로1985년판은전촬 을현지촬 하여만들었다. 이러한‘사 실성’의추구가호평을받아29억5,000만엔의배급수입을거두면서1985년 화1순위에올랐다. 그러나40여년의세월속에서전쟁, 패전, 점령의기억 이일본사회에서풍화된상황에서만들어진것으로, 오히려전쟁의요인및책 임의문제, 침략전쟁의성격등이‘원경(遠景)’으로처리되고, 전선에서전쟁의 비참함을 체험하는 병사의 경험이‘특권적’으로 묘사되었다는 평가를 받았 다.36)
리메이크된「버마의하프」가사회적으로관심을받고, 수익을창출한것과 는 조적으로1987년에개봉된「24개의눈동자」(朝間義隆감독, 田中裕子주 연)는당초예상과달리흥행에실패하 다. 이는1987년판의감독이나주연 배우가모두원작의감독과주연배우만큼 중적인기를누리고있던인물들 이아닌점과관련이있어보인다. 동시에1987년판의 화전편구성및촬 방식이1954년판을그 로답습한것에서도기인한다고여겨진다. 즉, 1987년 판「24개의눈동자」의흥행실패는감정에호소하면서전쟁을기억하는것이 전후세 의감수성을자극하기에는미흡하다는것을보여주었다. )
그러나 2005년에 TV드라마로 리메이크된「24개의 눈동자」(이하 드라마 「24개의 눈동자」)에서는 전쟁기억의 서술방식에서 이전 화와의 차이점을 보여주고있다. 드라마「24개의눈동자」는오이시의삶을중심으로학생들의 성장을연 기적으로전개한기노시타의 화와는 조적으로플래시백을통 해과거와현재를넘나든다.
드라마는 1942년 청년들이 징집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이때 청년들을 부르는여교사오이시가사진한장을청년들에게나누어주며, 꼭살아서돌아 오라고 눈물을 흘리며 환송한다. 이어서 화와는 조적으로 드라마에서는 갑자기 전쟁장면이 삽입된다. 림의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참호 속에서 한 청년이사진을들여다보며살아돌아가겠다는다짐을한다. 그가왜그리고어 떻게 림의한참호속에갇혀있게되었는지에 한이야기는나오지않는 다. 또장면이바뀌면서, 화는1943년후방을재현하고, 이야기는오이시가 같은사진을들여다보며15년전에12명의아이들과의만남을회상하는것으 로이어진다.
드라마「24개의눈동자」에서나타나는눈에띄는변화중의하나는이드 라마가보다적극적으로전쟁장면을보여주고있다는점이다. 이러한변화는 일본사회가이전보다는전쟁에보다유연해졌다는것을암시한다고볼수있 다. 미국이주도한1990년 걸프전쟁과2000년 아프칸, 이라크침공등에 일본이 직∙간접적으로 관련되면서, 일본사회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쟁을 일상적으로접하게되었다. 즉, 1990년 이후일본이보다적극적으로국제 정치에관여하면서, 전쟁은1950년 와는또다른상황속에서새롭게일상화 되었다. 이러한변화가전쟁드라마제작에도반 되었다고보여진다.
드라마「24개의눈동자」에서나타나는또다른변화로지적할수있는것 은드라마가 화「24개의눈동자」보다플래시백(flashback) 기술을적극적 으로활용하고있다는점이다. 플래시백을통한시공간을넘나드는이미지들 의편집은지각장의이질성을확 하고있다. 이질성은이미지들이컨텍스트 로부터보다쉽게분리될수있는환경을만들어내어이미지들의파편화를가 속화한다. 파편화된 이미지는 그 의미의 변화와 전환이 용이한 정보가 된다. 모든정보처럼, 이러한이미지들은그자체의의미와권위가약화되고, 사용자 가어떻게쓰느냐에따라새로운의미를갖게된다. 즉, 파편화된이미지는사 용자가그앞또는뒤에어떤이미지를배치하느냐에따라새로운의미를창출 하게된다. )
플래시백을통해재편집한드라마「24개의눈동자」는어떤의미를창출하 고있는것일까? 전쟁장면과군내부의폭력을담은이미지의삽입에도불구 하고, 드라마「24개의눈동자」는‘반전 화’의계보를잇는것보다는사제간 의애정을강조하고있다. 즉, 사진한장을둘러싼이질적인이미지들의편집 을통해선생님의살아돌아오라는당부가한청년이전장의살상을극복하고 살아 돌아가는 유일한 이유로 제시되고 있다. 청년의 옆에서 죽어 가는 동료 병사는“그렇게훌륭한선생님이계시니꼭살아돌아가라”고당부한다. 드라 마「24개의눈동자」는 화와비교해볼때‘반전’의의미는희석되고, 신에 ‘사제간의애정’이강조되고있다는것을알수있다.
이와같은미묘한변화는일본사회구성원의변화와관련이있다. 현 일 본사회는전후세 가이미인구의90%를점하게되었다. 과거를기억하는행 위는현재의필요성에의한선택과우선순위에의해결정된다는것을상기하 면, ) 전후세 의사회전면등장에따른전쟁기억의변화는필연적인것이라 고할수있다. 즉, 현 일본사회가전쟁을기억하는과정에는전후세 가직 면한문제점들에 한인식이삽입되고있고, 이에따라전쟁기억이복잡한양 상으로전개되고있음을알수있다. 특히1990년 경제불황을거치면서일 본사회는세 간갈등이고용제도에서뿐만아니라가족제도및교육제도에서 도표출되고있다. ) 사제간의애정을강조하는전쟁기억은전후세 를새로 운사회구성원으로만들어가는과정에서나타나고있는현실적인과제를해 결하려는표상전략중의하나라고할수있다. 사제간의애정이극 화된드 라마「24개의눈동자」에서여교사오이시가학생들을위해흘리는눈물은현 일본에더욱애절하게다가올것이다. 패전한후60년이지난시점에서흘 리는오이시의눈물은단순히전쟁‘피해자’로서의눈물이라기보다는젊은생 명의중요성을강조하면서전쟁에저항한여교사의눈물로세 간의화합을 도모하는것이기도하다.
Ⅴ. 맺음말
화「24개의눈동자」와드라마「24개의눈동자」는감상적상상력을통해전 쟁을악으로, 전쟁의역경을견뎌내며살아가는인간군상을선으로설정하고 있다. 이를통해‘반전’의감수성을시각화하고, 20세기초반에경험한일본의 전쟁에의미를부여하고있다. 이러한의미를체현하는것은‘객관적비극’인 여성으로서, 이들은전쟁의비참함을목격하고, 인내하고, 파괴로부터오는상 실을애도하고, 의를위해사라져간자들을기억하고, 그리고‘상처받은남 성성’을지닌채살아남은자들을위로하는자로재현된다. 다시말하면, 전후 일본사회는여성의눈물을통해감상적공동체를만들어갔다. 전후일본사회 가‘반전평화주의’정체성을만들어가는데‘비극적객체’로서의여성과이 들의눈물은없어서는안될요소 다. 여성의눈물로만들어진감상적공동체 의기본정서는유년기의순진함그리고이순진함에 한향수다. 이는 영화와 드라마 모두에서 중요한 모티브로 삽입되는 유년기에 찍은 한장의 사진을 통해서지속적으로강조되고있다. 유년기의사진이만들어내는순진한이미 지는한편으로는일반일본인들은국가와군이행한전쟁범죄로부터결백하 다는증언을시각화하고있는것이다. 그러나이처럼시각화된순진함은동시 에 과거에행했던전쟁범죄에 해서는무지한채현재를살아가고싶다는오 늘날일본인의 욕망을내포하고있다.
Asian Regionalism, Ithaca:Cornell University Press;한정선, 2008. 9,「 조 경수역에서표류하는일본:한류와혐한류를통해본현 일본사회」,『 동북아역사 논총』21호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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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Designated Weepers of Postwar Japan:Women Represented by Japanese Anti-War Films
Han, Jungsun
This essay examines the process in which war memories are reconstructed through the imaginary institution of gender and sexu-ality. For this purpose, it explores how women are visualized in the film medium by focusing on the film, The 24 Eyes. The film has been identified as a representative anti-war film in postwar Japan. First, the essay introduces the questions of gender, sexuality, and women’s war responsibility in wartime and postwar Japan. Second, the essay examines the film, The 24 Eyes, directed by Kinoshita Keisuke, to identify the strategies and symbols that constructed women as ‘designated weepers’of postwar Japan. Third, the essay probes changes and continuities in representing women by comparing and contrasting different versions of The 24 Eyes, re-made in the 1980s and the 2000s. In doing so, I argue that the‘ anti-war’film of The 24 Eyes effectively objectified women as designated weepers in order to console the wounded masculinity of a defeated Japan. At the same time, the tears of women were the necessary condition for postwar Japan to re-imagine itself as a pacifist nation.
keywords
‘Anti-war’movie, Gender, Sexuality, Designated Weeper, objective tragedy, Community of sensi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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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Designated Weepers of Postwar Japan:Women Represented by Japanese Anti-War Films
Han, Jungsun
This essay examines the process in which war memories are reconstructed through the imaginary institution of gender and sexu-ality. For this purpose, it explores how women are visualized in the film medium by focusing on the film, The 24 Eyes. The film has been identified as a representative anti-war film in postwar Japan. First, the essay introduces the questions of gender, sexuality, and women’s war responsibility in wartime and postwar Japan. Second, the essay examines the film, The 24 Eyes, directed by Kinoshita Keisuke, to identify the strategies and symbols that constructed women as ‘designated weepers’of postwar Japan. Third, the essay probes changes and continuities in representing women by comparing and contrasting different versions of The 24 Eyes, re-made in the 1980s and the 2000s. In doing so, I argue that the‘ anti-war’film of The 24 Eyes effectively objectified women as designated weepers in order to console the wounded masculinity of a defeated Japan. At the same time, the tears of women were the necessary condition for postwar Japan to re-imagine itself as a pacifist nation.
keywords
‘Anti-war’movie, Gender, Sexuality, Designated Weeper, objective tragedy, Community of sensi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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