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궁전 _ 로예감독 _ 감상문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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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로예 출연 학뢰, 추이 린 개봉 2006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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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배제된 '청년'
film
여름궁전 _ 로예감독 _ 감상문
the지
2016. 10. 6.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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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집안딸래미
80년대 중국의 격정적인 모습을 담은 영화 “이화원”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북한과 접경지역인 투먼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홀아버지 밑에서 자란 위홍은 북청대학교에 합격을
하게 되고 애인과 가족들을 떠나 북경으로 상경한다. 반복되는 무력한 일상을 보내던 위홍은 친구 리티
와 루어구, 그리고 저우웨이를 만나며 그녀의 삶에 변화가 찾아온다. 그녀는 청춘을 다 받쳐 저우웨이를
사랑한다. 하지만, 천안문 사건이 일어난 그 해에, 그녀는 혼란스러운 세월을 보내고 북경을 떠나 고향
투먼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그렇게 제자리로 돌아왔지만 그녀는 무기력하고 따분한 삶을 이어가고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저우웨이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무력함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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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홍이 자신에게 구애하는 남자와 술에 취해 식당 화장실에서 관계를 가질 때, 그녀는 이런 대사를 읊는
다. “저우웨이, 내가 왜 남자를 만나면 꼭 자고 싶어 하냐고? 내가 얼마나 여린 여자인지 같이 잘 때만
보여줄 수 있거든. 다른 방법도 생각해 봤지만 제일 특별하고 직접적인 걸 택한 거야. 이미 몇 명은 알아
봐 줬어. 내 착한 본성과 여린 마음을 말이야.” 그녀의 독백에서 나타나듯이 당시 사회에서 성적 접촉은
수줍음과 환희가 공존하는 젊음의 약동이라기보다는 누군가와 ‘더불어’ 잠시나마 자신이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존재증명의 의식에 가까워 보인다. 타인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려는 태도는 불안감에
서 시작된 것이다. 불안정한 사회에서 방향성을 잃은 세대들은 위홍과 같이 불안감에 사로잡혀 자기 파
괴적인 육체관계를 가지며 정신적 위기를 회피하고 위안 받으려고 노력하였다.
중국 근현대사에 있어 각 시대의 ‘청년’에게 주어진 임무와 역할은 각기 다 다르다. 오사를 전후한 시기
의 청년들은 낡은 전통과 결별하고 서구 문화를 받아들이도록 강요되었다. 이들은 선구자와 같이 문명
전환에 힘써야 했으며 창조와 순응을 동시에 수행하였다. 오사운동이 끝나고 30-40년대에 들어선 후
주된 논쟁은 계급투쟁이었다. 이 시기에 이 시기의 청년들은 사회주의적 계급문화에 순응하도록 강요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된 이후로는 청년의 역할이 다시 중요시되었으며 조국의
미래를 책임져야할 인물들로 나타났다. 하지만 문혁이 시작되고 청년 세대는 일종의 자기분열 국면에
처하게 된다. 저항과 순응의 이중적 역할에 처한 청년들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치며 헌신을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화 속 배경인 개혁개방이 시작된 80년대에 이르면 ‘청년’의 범위는 한층 더 복잡
해진다. 과거 사회주의 문화적 유산은 청산하고 도피하려는 태도와 서구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새
로운 문화를 창조하려는 열망이 공존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시기의 청년들의 주체성은 미약했으며
이 빈자리를 도피형, 저항형, 창조형 등의 여러 유형이 대신했다고 할 수 있다
.
영화 속 주요 등장인물인 위홍, 저우웨이, 리티, 루어구 네 명의 남녀 청년들 모두 80년대 방황하는 ‘청
년상’을 그리고 있다. 현실과 타협하기를 거부하던 위홍은 대학을 다니며 심각한 내면적 갈등으로 사회
로부터 배제되기 시작했다. ‘사회적 배제’란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이 정상적인 시민으로서 누려야할 권
리에서 배제된 상태 혹은 이러한 권리를 행사할 기회가 박탈되는 것을 의미한다. 80년대 청년들은 자신
의 존재적 정당성을 입증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새로운 정치적 대의와 확고한 미래에 대한 전망 대신 기
존의 정치적 이상에 대한 회의와 저항만이 가능했던 시절이다. 낡은 것은 무너졌지만 그 자리를 대체할
새로운 규범이 부재한 상황 속에서 해답을 얻지 못한 청년 세대들은 정서적 불안을 감당치 못하고 도피
를 하든, 저항을 하든, 창조를 하든, 무언가 다른 방식으로 표출해야만 했다. 심리적 자폐로 고통 받던 위
홍은 결국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기피하며 혼자 남기를 선택하지만 존재적 불안을 앓던 위홍과 공감
대를 형성하는 친구들이 등장하며 위홍은 잠시나마 그들로부터 위로를 받는다.
그러나 위홍은 같은 상처를 공유하는 친구들을 통해 인간관계를 확장해 나가는 동시에 이런 관계 속에
서 또 다른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위홍과 어울리는 나머지 인물들 역시 사회로부터 배제되고 방향감을
상실한 청년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결국 소극적 반항의 의미로 내제된 ‘욕망’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위홍이 저우웨이와 격정적인 사랑을 나누며 본인의 ‘욕망’에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 또한 정신적 위기
를 회피하고자 하는 하나의 반항의 수단인 것이다. 위홍과 저우웨이 사이뿐만 아니라 리티가 저우웨이
와 돌연 성관계를 맺는 것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들의 사이에는 풋풋함과 설렘이 가득
한 사랑 대신 육체적 관계를 통한 연대감이 가득했다. 이 때 성적인 관계가 언어 대신 불가능한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소통의 도구로 쓰인 것이다. 앞서 언급한 위홍의 독백에서도 드러나듯이 80년대 청년
들에게 금기되었던 ‘성’은 상징적 저항행위이자 소통의 수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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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80년대 청년들은 혼란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천안문 사태’라는 사건을 경험을 하며
정치적 열정과 곧바로 뒤이은 실패의 경험으로 집단적 트라우마를 겪게 되었다. 이미 불안감에 휩쓸려
아슬아슬했던 이들은 연이은 천안문 사태로 인해 내면적 균형이 완전히 파괴되었다. 그로 인한 영향력
은 상상 이상이었으며 강력한 트라우마는 내면 깊숙이 흔적을 남기게 되었다. ‘천안문 사태’를 계기로
완전히 사회로부터 도태된 위홍은 학업을 포기하고 취업을 선택해 평범한 나날들을 보내고 나머지 세
명의 인물들은 독일로 도피하게 된다. 위홍은 과거의 모든 일들을 덮어두고 여러 남자를 만나며 방황하
다가 결국 평범한 남자와 결혼해 반복되는 일상의 삶을 살아가기로 결정한다. 이 또한 현재의 자신을 여
전히 자신의 내면을 지배하는 상처의 시공간으로부터 최대한 분리하고자 하는 도피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시 무덤덤하게 일상으로 돌아가 생활하기엔 그 충격과 고통이 너무
나 컸기 때문에 사건의 현장으로부터 멀어지려는 충동, 망각하려는 행위 등 각종 트라우마 반응들이 곳
곳에서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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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 우리사회에서도 80년대 중국 청년들과 비슷한 태도 양상을 발견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르고 다
른 문화권에서 성장했지만 대한민국 현대 사회의 청년들 역시 사회로부터 배제되고 박탈된 삶을 살아
가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사회적 배제’는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 참여기회의 배제를 의미하며, 구체적
으로는 노동시장에서의 배제, 경제적 자원의 배제, 제도로 부터의 배제, 문화적 기회의 배제, 사회적 관
계의 배제 등을 가리킨다. 어느 형태의 도태 경험을 겪었던 간에 사회적 배제의 경험은 곧 좌절로 이어
진다. 취업과 실업을 반복하며 노동 시장으로부터 배제되기도 하며 국가로부터 복지 등 제도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 공공제도로부터 배제되기도 한다. 이와 긴밀히 연관된 경제적 배제 역시 생계를 유지
하기 어렵게 만든다. 특히 청년 세대의 실업률이 전체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오늘 날 청년
들이 느끼는 사회적 박탈감과 불안감은 80년대 중국의 청년들이 경험했던 공포와 유사한 형태를 띤다.
2011년에 출간된 강희진의 “유령”과 장강명의 “표백”은 좌절된 청년 세대의 자화상을 소설 속에 잘 녹
여낸 작품들이다. 소설 속 분노와 저항을 보여주는 주인공들은 현실을 반영한 인물들이며 우리 사회의
어둡고 소외된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치열하고 무서운 무한경쟁 속에서 받는 압박감과 생존의
위협감을 느끼는 청년들은 한마디로 ‘불안정한’ 사회적 상황에 놓인 것이다. 위홍과 친구들이 80년대
혼란스러운 시기를 맞이했듯이, ‘헬조선’이라는 별칭이 붙여질 정도로 삭막한 사회에서 고뇌하고 불안
해하는 주체들 역시 아노미 상태에 이른 것이다. 두 작품은 현재 청년세대들의 절망과 아픔, 대응방식을
보여준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소설을 통해 그 시대를 보다 극명하게 형상화 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 사
회의 청년세대 자화상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강희진의 “유령”을 살펴보면, 소설의 주인공을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가 탈북자 ‘하림’이 철저히
사회로부터 배제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사회에서 탈북자 하림은 철저한 타자의 모습으로 비
춰진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탈북자 하림은 결국 게임 중독에 빠지게 되며 현실세계와 게임의 세계
를 혼동하는3지경까지 이른다. 작가는 주인공을 탈북자를 선택해 탈북자들의 극단적인 삶을 보여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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듯 하지만 사실 소설의 핵심은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배제된 청년세대의 삶이다. 즉 소설 속에 등장하는
청년세대는 우리 사회의 배제를 극명하게 표현화시키는 존재라는 것이다. 처음으로 한국에 넘어와 정
착하려했던 하림은 높은 사회의 벽에 좌절하게 된다. 탈북자로서의 불안과 공포, 대한민국 사회가 가지
는 비정함, 안정되지 못한 생활, 타인과의 유대감 부족 등이 뒤섞여 그를 패배자로 몰아갔다. 결국 그는
현실로부터 도피하는 수단으로 게임에 빠지게 되며 외로움을 극복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 역시도 완전
한 탈출, 도피라 할 수 없다. 근원적인 공포를 해결해 주진 않기 때문이다.
사회로부터 소외된 이들이 현실 도피를 하고자 성적 쾌락과 게임 문화에 빠지는 방식이 유사하다는 점
에서 “이화원”의 위홍과 “유령”의 하림은 공통점을 가진다. 사회에서 느끼는 좌절감이 위홍과 하림으
로 하여금 현실을 부정하도록 만들고 일탈을 유도했다. 두 인물은 각각 사회에서 금기시 되거나 비난받
는 성적 문화와 게임 문화에 몰입하게 되었으며 그로부터 위로를 받고자 하였다. 하림이 게임 속에서
‘바츠 해방전쟁’을 치루며 게임의 세계에서 해방감과 자유를 만끽하였듯이 위홍 또한 여러 남성과의 성
적 접촉을 통해 해방감을 느끼는 동시에 위안을 받고자 했다. 비록 각 인물의 사회적 배경, 고립된 원인,
근본적인 문제들은 모두 다르지만, 두 인물은 ‘사회적 배제’라는 키워드 하나로 묶일 수 있다. 즉, 현실
에서의 삶이 주는 강압과 좌절, 아픔, 외로움이 두 인물을 현실원리 없는 가상공간으로 몰아넣은 것이
다.
뿐만 아니라 장강명의 “표백”은 더욱 신랄하게 ‘자살하는 표백 세대’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리 사회 청
년의 현 위치를 알리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은 스스로를 ‘표백 세대’라 일컫는 사람들이며 이들은 참담
한 현실을 직시하고 자살선언을 하게 된다. 표백 세대들은 자살선언을 하며 이런 말을 한다. “자살 선언
은 완성된 사회에서 표백 세대가 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저항 운동이다. 완성된 사회의 천박함과 불
완전성을 고발하고 자신들이 품고 있는 위대한 가능성을 증명하는 데 있으며, 그 방법은 오로지 죽음이
라는 완전한 거부뿐이다.” 소설은 한 대학의 동기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자살 소동을 다루고 있는데, 표
백세대의 주장은 억지스러워 보일 수 있으나 오늘 날 이 시대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끊
임없는 경쟁사회에서 느끼는 패배감과 박탈감과 오로지 경제 능력만으로 평가받는 현실 사회는 2015
년 현 시대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사회로부터 배제된 이후 느끼는 박탈감, 좌절감은 뿌리 깊지만 분노로 발전하지 못한 채, 순응과 패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만 하는 “표백”의 표백세대와 “이화원”의 리티 역시 유사점을 가진다. 영화 “이
화원” 의 리티 역시 위홍 만만치 않게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와 분열을 온몸으로 강하게 앓아냈던 존
재이다. 영화 말미에서 저우웨이, 루어구와 함께 독일로 유학을 떠난 리티가 두 남자가 보는 앞에서 희
미한 미소를 남기며 돌연 건물 옥상에서 몸을 던져 자살한다. 그녀가 자살을 선택한 이유로는 긴 유학
생활으로 인한 고립감, 트라우마의 후유증 등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지만 그녀 역시 소설 “표백” 속에서
언급된 완전한 거부의 방식으로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표백 세대들이 담대한 결단으로 그 안
에 있는 위대한 가능성을 증명하고 자신들을 비웃어오던 세상에 충격과 공포를 줄 자살을 선택했던 것
처럼 리티도 마찬가지로 무력한 자신과 냉정한 사회에 대한 분노 표출의 한 방식으로 자살을 시도한 것
이다.
청년들이 겪는 ‘사회적 배제’는 20여 년 전이나 오늘이나 여전히 대두되는 심각한 사회문제다. 영화 “이
화원”의 네 명의 주인공들이나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 청년들이나 자신들의 노력으로는 전
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는 사실에 체념하고 순응하며 살거나 아니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문혁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중국의 80년대 청년들과 냉정한 사회에 발 디딜 틈 없이 살
아가는 대한민국의 청년들에게 ‘내일’은 지금보다 더 끔찍한 삶을 예견케 하면서 두려움의 감정을 심어
준다. 인간은 과거를 통해 미래를 꿈꾸는 동물이고 과거가 불행한 사람은 미래를 잿빛으로 꿈꾸는 경향
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로부터 ‘타자화’된 청년들의 상처와 일탈, 저항을 보여주는 로우예의 작
품 “이화원”은 2015년 청년세대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인 것이다. 3
장씨집안딸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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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이정훈, 『和園의 黃昏, ‘6ㆍ4 천안문세대’의 ‘靑春’을 위한 追念.』, 한국중국현대문학학회, 2009년
* 이성균, 『한국사회 청년층의 사회적 배제-청년실업문제를 중심으로』, 한국사회학회, 2009년
* 오혜진, 『순응과 탈주 사이의 청년, 좌절의 에피그램』, 우리문학회, 2013년
* 김진공, 『문화대혁명 시기의 대중운동』, 중국인문학회, 2005년
* 김창규, 『문화대혁명, 그 기억과 망각』, 민주주의와인권,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2010년
* 이희옥, 『심층진단: 천안문사태 8주기와 홍콩반환 이후의 중국- 중국 민주화운동 성격변화 불가
피』, 평화문제연구소, 1997년
* 장강명, 『표백』, 한겨례출판,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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