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헌터(The Deer Hunter, 1978) 전쟁 PTSD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완전히 최초는 아니지만, 할리우드 주류 대작 영화 중 미군의 베트남 전쟁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본격적인 화두로 던진 <선구자적 작품> 중 하나가 맞습니다.
이와 관련된 핵심적 배경과 역사적 맥락을 <해라> 체로 정리해 드립니다.
PTSD 영화로서 <디어 헌터>의 위상
1. <귀향(Coming Home)>과의 동시성 (1978년)
1978년은 할리우드가 금기시하던 베트남 전쟁의 상처를 비로소 정면으로 다루기 시작한 해이다. <디어 헌터>와 같은 해에 개봉한 핼 애쉬비 감독의 <귀향(Coming Home)> 역시 참전 군인의 정신적·육체적 상처와 귀향 후의 적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두 영화는 1978~1979년 아카데미 시상식을 양분하며 미군 베트남 참전 용사들의 PTSD 문제를 미국 사회의 수면 위로 올려놓았다.
2. 진단명으로서의 'PTSD' 이전의 묘사
재미있는 사실은 <디어 헌터>가 개봉한 1978년 당시에는 아직 의학계에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정식 진단명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국정신의학회(APA)가 PTSD를 정식 정신 질환으로 등재한 것은 베트남 참전 용사들의 증상이 사회적 문제로 비대해진 이후인 1980년이다. 즉, <디어 헌터>는 의학적 용어가 정립되기도 전에 전쟁이 인간의 정신을 어떻게 파괴하는가를 영화적 직관과 예술성으로 선제적으로 증명해 낸 셈이다.
3. B급 영화와 독립영화의 선행
할리우드 거대 자본이 들어간 명작 계열에서는 <디어 헌터>와 <귀향>이 최초에 가깝지만, 사실 1970년대 초반 이미 참전 용사의 광기나 트라우마를 다룬 B급 장르 영화나 스릴러는 존재했다.
1972년작 저예산 공포 영화 <데스드림(Deathdream)>은 참전 후 돌아온 아들이 정신적으로 완전히 마모되어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1976년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택시 드라이버(Taxi Driver)> 역시 베트남전 참전용사인 트래비스 비클이 뉴욕에서 겪는 극단적인 고립감과 폭력성을 다루며 PTSD의 일면을 깊이 있게 묘사한 바 있다.
4. 후대 PTSD 영화들에 미친 영향
<디어 헌터>가 '전쟁터에서의 공포'가 어떻게 귀향 후의 '일상의 파멸'로 이어지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준 이후, 1980년대부터 참전 용사의 PTSD를 다룬 영화들이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실존 인물 론 코빅의 트라우마를 다룬 올리버 스톤 감독의 <7월 4일생(Born on the Fourth of July, 1989)>
귀향 후 정신적 환각과 괴로움에 시달리는 람보의 첫 이야기 <람보(First Blood, 1982)> 등은 모두 <디어 헌터>가 터놓은 길 위에서 탄생한 작품들이다.
결론
따라서 <디어 헌터>는 "베트남전 참전 용사의 PTSD와 비극을 가장 웅장하고 충격적인 예술로 승화시켜 미국 사회 전체에 큰 경종을 울린 최초의 대형 주류 영화"라고 평가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네, 거의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조금 정확하게 말하면,
<디어 헌터>(1978)는 베트남전 참전 미군의 PTSD를 미국 사회가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정면에서 다룬 대표작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최초"는 아닙니다.
베트남전 이전의 전쟁영화
2차 세계대전 영화들은 대부분 영웅담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 <The Longest Day>(1962)
- <The Guns of Navarone>(1961)
- <The Great Escape>(1963)
에서는
전쟁은 고통스럽지만
궁극적으로는
- 용기
- 희생
- 승리
를 이야기합니다.
귀향한 병사의 정신적 붕괴는 거의 다루지 않습니다.
변화의 시작
1960년대 말부터 미국 사회는
베트남전 때문에 완전히 달라집니다.
패전
징병
반전운동
학생 시위
국가에 대한 불신
이 생기면서
전쟁영화도 바뀝니다.
<디어 헌터>(1978)
이 영화가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처음으로
전쟁이 끝난 뒤에도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는 것
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PTSD라는 말도 지금처럼 널리 쓰이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 Shell Shock
- Battle Fatigue
- Combat Neurosis
같은 표현이 더 많이 쓰였습니다.
'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가 미국 정신의학협회의 공식 진단명으로 채택된 것은 1980년입니다.
즉,
<디어 헌터>는 PTSD라는 개념이 사회적으로 정립되기 직전에 나온 영화입니다.
바로 이어진 명작들
<디어 헌터> 이후
베트남 참전 군인의 정신적 상처를 다룬 영화들이 쏟아집니다.
① <귀향>(Coming Home, 1978)
같은 해 개봉했습니다.
이 영화는
- 장애를 입은 군인
- 가족
- 사회 복귀
에 초점을 맞춥니다.
오히려 PTSD 자체는 <디어 헌터>보다 더 현실적입니다.
②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 1979)
전쟁이 인간을 광기로 몰아가는 과정입니다.
PTSD라기보다
인간 정신의 붕괴를 그립니다.
③ <람보>(First Blood, 1982)
오늘날 액션영화 이미지가 강하지만,
1편은 전혀 다릅니다.
람보는
- 악몽
- 분노
- 사회 적응 실패
를 겪는 베트남 참전용사입니다.
마지막 독백은 거의 PTSD의 교과서적인 묘사입니다.
④ <플래툰>(Platoon, 1986)
올리버 스톤 감독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쟁 자체를 사실적으로 묘사합니다.
⑤ <7월 4일생>(Born on the Fourth of July, 1989)
전쟁 후
육체적 장애
정신적 붕괴
정치적 각성을 모두 다룹니다.
영화사에서 <디어 헌터>의 위치
많은 영화학자들은
<디어 헌터>와
<귀향>(Coming Home)
을
미국 영화가 베트남전의 트라우마를 정면으로 응시하기 시작한 출발점
으로 평가합니다.
그 이전에도 전쟁 후유증을 다룬 영화는 있었지만,
국가 전체가 "베트남전이 미국 사회와 개인에게 남긴 상처"를 성찰하는 방식으로 다룬 것은 이 시기가 분수령이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점
오늘날에는 PTSD를 매우 개인적인 정신질환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지만, <디어 헌터>는 조금 다릅니다.
이 영화에서 병든 것은 개인만이 아닙니다.
- 공동체가 무너지고,
- 우정이 깨지고,
- 결혼이 흔들리고,
- 고향이 더 이상 고향이 아니게 됩니다.
즉, 이 영화는 한 병사의 PTSD를 다룬 작품이라기보다, 전쟁이 한 세대와 한 공동체 전체에 남긴 집단적 트라우마를 그린 작품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후의 많은 PTSD 영화들과도 구별되는 독특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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