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다큐멘터리 [바위를 가르며> 평론

이란 다큐멘터리 <바위를 가르며> 평론 - Google Gemini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사라 샤흐베르디. Source: The Markaz Review
1. 작품 개요 및 요약
<바위를 가르며>(Cutting Through Rocks)는 모하마드레자 에이니(Mohammadreza Eyni)와 사라 카키(Sara Khaki) 감독이 연출한 2025년 다큐멘터리 영화다. 2025년 선댄스 영화제 월드 시네마 다큐멘터리 부문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상 후보에 오르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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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과 인물   
Roger Ebert
영화는 이란 북서부의 외딴 시골 보수 마을을 무대로 삼는다. 주인공 사라 샤흐베르디(Sara Shahverdi)는 마을에서 400명이 넘는 신생아를 받아낸 조산사이자, 보수적인 이 마을 역사상 최초로 지방 의회 의원에 당선된 여성이다. 딸만 줄줄이 태어나자 아들처럼 키우겠다는 부친의 손에 자란 사라는 어린 시절부터 미장과 건축 기술, 오토바이 운전을 배웠고, 이는 전통적으로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활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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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줄거리   
Roger Ebert
의회에 입성한 사라는 가스 배관 설치 등 주민 복지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뿌리 깊은 가부장적 관습을 깨부수기 시작한다. 사라는 10대 소녀들에게 오토바이 타는 법을 가르치며 바람을 가르는 자유와 자립의 감각을 심어주고, 마을에 만연한 조혼 관습에 맞선다. 특히 23세 연상의 남성과 강제로 결혼해 착취당하는 16세 소녀 페레슈테(Fereshteh)의 이혼 소송을 도우며 기성 사법 체계의 냉혹함과 정면 충돌한다.   
Roger E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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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변화에 대한 반동은 거세다. 전직 의원이자 자신의 오빠를 비롯한 마을 남성들은 사샤를 음해하고 상속권을 가로채려 하며, 사라의 여성성 자체를 의심하는 모욕적인 조사까지 벌인다. 영화는 약 8년에 걸쳐 카메라를 들이대며 관습이라는 단단한 암반을 조금씩 깎아내려는 한 여성의 처절한 분투를 기록한다.   
Films Fat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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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심층 평론   
Roger Ebert
단단한 암반을 쪼아내는 마찰의 기록   
Roger Ebert
제목 <바위를 가르며>는 다큐멘터리 안에서 사라가 실제 건물의 석재 기초를 전기톱과 정으로 갈아내는 행위이자, 혁명 이후 이란 사회에 고착화된 가부장제라는 바위를 향한 은유다. 영화는 서구 관객이 흔히 기대하는 손쉬운 카타르시스나 영웅 서사를 거부한다. 사라는 결점 없는 메시아가 아니며, 그가 부딪히는 현실 역시 법원 판사의 냉소적인 한마디("그냥 남편에게 맞춰 살라")처럼 일상 속에 깊이 똬리를 틀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의 힘은 거대한 폭력보다 일상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관습적 억압을 덤덤하게 응시하는 시네마 베리테(cinema vérité)적 태도에서 나온다.   
Roger E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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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속도와 해방의 미학
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시각적 장치는 황량한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오토바이다. 온몸을 가리는 히잡을 두른 소녀들이 사라의 지도 아래 스로틀을 당기고 흙먼지를 일으키며 질주하는 장면은, 단순한 이동 수단의 습득을 넘어 신체 통제권의 탈환을 의미한다. 카메라는 이들의 속도감과 맞바람을 역동적으로 담아내며, 억압의 무게와 해방의 전율을 선명한 대조로 전달한다.   
Roger E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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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와 남겨진 질문   
Rotten Tomatoes
다만 다큐멘터리는 사라의 과거 내력이나 부친과의 복합적인 관계, 그리고 그가 겪는 내면의 취약성을 깊이 파고들기보다는 마을 남성들과의 반복되는 갈등 구조를 다소 평면적으로 나열하는 경향이 있다. 사라의 단단한 갑옷 아래 숨겨진 상처가 드러나는 순간이 다소 늦게 찾아온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제 밖에서 외치는 거창한 구호 대신 체제 내부의 말단에서 흙먼지를 뒤집어쓰며 균열을 내는 실천적 저항의 가치를 생생하게 증명했다는 점에서 수작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Rotten Tomat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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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여성 해방 운동의 맥락과 영화 속 조혼 문제를 더 자세히 짚어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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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tting Through Rocks> — 바위를 깎아 길을 내는 한 여성의 이란 농촌 혁명

<Cutting Through Rocks>(2025)는 이란 북서부의 작은 농촌 마을에서 최초의 여성 지방의원으로 선출된 사라 샤베르디(Sara Shahverdi)를 약 7년에 걸쳐 따라간 다큐멘터리다. 사라 카키(Sara Khaki)와 모하마드레자 에이니(Mohammadreza Eyni)가 공동 연출했으며, 아제리 튀르키어와 페르시아어로 촬영되었다. 2025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시네마 다큐멘터리 심사위원대상을 받았고, 2026년 제98회 아카데미상 장편다큐멘터리 후보에도 올랐다.

이 영화가 특별한 것은 흔히 서구 다큐멘터리가 이란 여성을 다루는 방식, 즉 ‘억압받는 여성 대 이슬람 체제’라는 단순한 구도를 상당히 벗어난다는 데 있다. 국가를 직접 공격하는 영화라기보다는 한 작은 마을의 가족, 결혼, 재산, 교육, 지방정치 속에 가부장제가 어떻게 일상의 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을 바꾸는 과정 역시 혁명적 선언이 아니라 “집 명의를 아내와 공동으로 하게 만들기”, “여자아이에게 오토바이를 가르치기”, “조혼하지 말고 공부하라고 이야기하기” 같은 아주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난다.

1. 사라 샤베르디라는 아주 특별한 여성

사라는 처음부터 마을의 전형적인 여성과는 다르다. 이혼했고, 혼자 살며, 오토바이를 타고, 남성적인 옷차림을 하고, 남자들과 공개적으로 논쟁한다. 전직 조산사로 수백 명의 아이를 받아낸 경험도 있다. 아버지는 딸인 사라에게 남자아이에게 허용되던 자유를 상당 부분 허용했고, 오토바이와 여러 실용 기술을 가르쳤다. 이런 성장 과정이 사라에게 “여자라서 못 한다”는 사고방식 자체를 낯설게 만든다.

영화 초반부터 가족 내부의 재산 분쟁이 등장한다. 남자 형제들이 여자 형제들의 상속 몫을 자신들에게 넘기도록 압박하자 사라는 격렬하게 맞선다. 여기에서 영화의 핵심이 이미 드러난다. 사라의 투쟁 대상은 추상적인 ‘이란 정권’만이 아니다. 가장 가까운 가족 안에서도 작동하는 남성 우위의 관습이다.

그녀가 지방의회 선거에 나가 당선되는 장면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사라는 여성 후보라는 상징적 존재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가장 많은 표를 얻으며 지역 정치인이 된다.

2. 집의 가스관과 여성의 집 소유권

사라의 방식이 흥미로운 것은 거창한 여성해방 구호보다 지방행정을 이용한다는 점이다.

마을 주민들에게 가스를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라는 남편들에게 집의 일부를 아내 명의로 등록하도록 요구한다. 결국 여성 공동소유 주택이 크게 증가한다.

아주 작은 행정 조치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 가운데 하나다.

왜냐하면 여성의 권리를 ‘의식’이 아니라 재산권으로 바꾸기 때문이다. 남편이 죽거나 이혼할 경우 집에 대한 권리가 없는 여성과 자기 이름으로 재산을 가진 여성의 삶은 완전히 달라진다.

이 점에서 사라는 이상주의적 운동가라기보다 상당히 영리한 현실 정치인이다. 기존 제도를 완전히 뒤엎으려 하기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지방의원의 작은 권력을 활용해 여성들에게 실질적인 자산을 만들어준다.

3. 영화의 중심에는 결국 여자아이들이 있다

사라가 가장 관심을 갖는 대상은 다음 세대의 소녀들이다.

학교에 찾아가 공부를 계속하고 너무 일찍 결혼하지 말라고 말한다. 오토바이를 가르쳐주는 것도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남자들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기계와 공간을 여자아이들이 자기 몸으로 경험하게 한다.

오토바이는 이 영화의 가장 아름다운 상징이다.

넓고 황량한 이란 북서부 들판을 여자아이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장면은 ‘자유’를 추상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자유가 어떤 신체적 감각인지 보여준다.

그러나 영화는 곧 그 낙관을 깨뜨린다.

특히 페레슈테(Fereshteh)라는 어린 여성의 이야기가 중요하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훨씬 나이 많은 남성과 결혼했고, 임신하기 전에 이혼하려 한다. 법정에서 도움을 요청하지만 제도는 그녀에게 결혼에 적응하라는 식으로 대응한다. 결국 영화는 여자아이에게 “네 인생을 선택하라”고 말하는 것과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법적·경제적 조건을 제공하는 것이 전혀 다른 문제임을 보여준다.

여기에서 이 영화는 단순한 ‘용감한 여성 성공담’에서 벗어난다.

사라 한 사람이 아무리 강해도 구조는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4. ‘바위를 자른다’는 제목의 의미

영화 첫 장면에서 사라는 커다란 철문을 맞추기 위해 전동공구로 돌을 잘라낸다. 문이 들어맞지 않으니 문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단단한 돌 자체를 깎아낸다. 여러 평론이 이 장면을 영화 전체의 은유로 읽는다.

사라는 바로 그렇게 산다.

여성이 기존 사회에 맞추어 자신을 작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성이 들어갈 공간이 생길 때까지 사회의 돌을 조금씩 깎아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바위를 부수는 것’이 아니라 ‘깎는 것’이다.

이 영화의 변화는 느리고 불완전하다. 한 번의 선거나 시위로 가부장제가 사라지지 않는다. 조금 바뀌었다가 다시 후퇴하고, 한 여자아이가 자유를 얻는 동안 다른 아이는 어린 나이에 결혼한다.

감독들이 약 7년 동안 촬영했다는 사실이 여기서 중요해진다.

짧게 촬영했다면 사라는 영웅으로 끝났을 것이다. 오래 촬영했기 때문에 성공 뒤에 오는 반발과 피로, 좌절까지 영화에 들어간다.

5. 가장 불편하고 중요한 부분 — 사라 자신이 공격받기 시작한다

영화 후반부에는 사라가 여자아이들과 가까이 지내고 자신의 집에서 돌보는 것 자체가 의심의 대상이 된다. 그녀의 이혼, 남성적인 옷차림과 행동, 성 역할을 따르지 않는 생활방식까지 문제가 되면서 사라는 법적·사회적 공격을 받는다. 한 법정 과정에서는 그녀의 성 정체성까지 조사 대상으로 삼는 극단적인 상황에 이른다.

이 부분이 영화의 정치적 핵심이다.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여성의 범위’를 벗어난 여성을 어떻게 다시 규범 속으로 밀어넣는가 하는 문제다.

“왜 결혼생활을 유지하지 않는가?”

“왜 여자답게 행동하지 않는가?”

“왜 남성처럼 옷을 입고 오토바이를 타는가?”

이 질문들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당신은 우리가 알고 있는 여성인가?”

따라서 이 영화의 주제가 여성의 권리인 동시에 ‘정상성(normality)’의 권력이라고도 볼 수 있다.

6. 이 영화가 이란을 보여주는 방식

세진 님이 전에 이란 영화들을 보면서 제기하셨던 중요한 질문이 여기에서도 다시 나온다.

“이런 영화가 이란에서 어떻게 촬영될 수 있었을까?”

<Cutting Through Rocks>는 이 점에서 특히 흥미롭다. 사라 카키는 미국에서 영화 편집자로 살다가 샤베르디를 알게 된 뒤 15~16년 만에 이란으로 돌아가 촬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공동감독 에이니는 이 지역 공동체와 언어·관습을 잘 알고 있었으며, 남녀 감독 두 사람이 함께 있었기 때문에 성별에 따라 접근하기 어려운 마을 사람들에게 각각 접근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또한 이 작품은 단일한 이란 국내 제작물이 아니라 이란·미국·독일·네덜란드·카타르·칠레·캐나다가 연결된 국제 공동제작이다.

따라서 지난번에 보셨던 <My Favourite Cake>, <The Seed of the Sacred Fig> 같은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란 안에서 만들어졌지만 국제적 제작·배급망을 통해 세계에 나온 이란 영화’라는 특징을 가진다.

그러나 차이도 있다.

<Cutting Through Rocks>는 테헤란의 지식인이나 중산층을 중심에 놓지 않는다. 아제리계 농촌 주민들의 일상을 오래 따라가기 때문에 이란 사회의 또 다른 층위를 보여준다. 한 평론이 지적했듯, 이 지역의 아제리 문화적 맥락을 조금 더 설명했다면 작품이 더 풍부해졌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다.

7. 영화적 장점과 한계

가장 큰 장점은 감독들이 사라에게 해설을 대신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레이션을 통해 “이란의 여성들은 억압받고 있다”고 설명하기보다 카메라를 놓고 실제 사람들이 말하고 싸우고 협상하게 한다. 선댄스도 이 작품을 관찰적 cinéma vérité 다큐멘터리로 평가한다.

그래서 남성들도 단순한 악당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어떤 남자는 사라를 지지하고, 어떤 여성은 기존 관습을 받아들이며, 사라도 때로는 거칠고 완고하다.

이것이 영화에 현실성을 준다.

반면 비판도 가능하다. 7년의 방대한 이야기를 95분 정도에 압축하면서 사라 자신의 과거, 아버지와의 관계, 결혼과 이혼 과정 등이 충분히 탐구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RogerEbert.com의 평론도 후반부에서 여러 사건이 한꺼번에 등장하면서 인물의 내면이 충분히 깊어지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나도 이 점이 이 영화의 중요한 한계라고 본다. 사라의 행동은 충분히 보여주지만 “왜 이 사람은 이토록 싸울 수 있는가?”라는 심리적·역사적 질문은 상대적으로 덜 탐구한다.

종합 평론

<Cutting Through Rocks>를 단순히 ‘이란 여성해방 영화’라고 부르면 오히려 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된다.

이 작품에서 변화는 국가 지도자를 몰아내거나 혁명을 일으키는 형태로 나타나지 않는다.

한 여자의 이름을 집문서에 올리는 것,
한 소녀가 학교를 계속 다니게 하는 것,
열여섯 살 아이가 원치 않는 결혼에서 빠져나오도록 돕는 것,
여자아이에게 오토바이의 핸들을 맡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영화는 ‘거대한 정치’보다 ‘일상의 정치’를 다룬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것은 사라가 서구로 떠나 자유를 얻은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다. 감독 카키가 강조했듯, 그녀는 자기 나라를 떠나지 않고 자기 마을에 남아 그 안에서 바꾸려고 하는 여성이다.

그 때문에 <Cutting Through Rocks>는 “억압적인 이란에서 탈출한 여성”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곳에 남아서 자기 공동체를 조금씩 바꾸는 여성”의 이야기가 된다.

바위는 그대로 있다.
사라는 그 바위를 하루아침에 없애지 못한다.

하지만 조금씩 잘라낸다.

그리고 그 틈을 다음 세대의 여자아이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간다.

바로 그 이미지가 이 영화 전체를 가장 잘 요약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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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영화 <바위를 가르며>에 나타난 조혼 관습과 이란 여성 인권의 사회적 배경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Alan in Belfast


1. 법률적 배경: 합법화된 조혼과 민법 제1041조   

NCRI Women Committee

이란의 조혼 문제는 단순한 관습의 잔재가 아니라, 국가 법률 체계가 직접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지닌다.   

Oxford Academic - Oxford University Press


최저 혼인 연령과 예외 조항: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 18세였던 여성의 법적 혼인 가능 연령은 혁명 직후 9세까지 낮아졌다가, 현재 이란 민법 제1041조에 따라 기본 연령이 만 13세로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같은 조항에 <친권자(남성 후견인)의 허락과 법원의 승인, 당사자의 이익이 인정될 경우 13세 미만이라도 혼인할 수 있다>는 단서가 붙어 있다.   

NCRI Women Committ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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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의 묵인과 조장: 영화 속 16세 소녀 페레슈테(Fereshteh)는 불과 12세 때 23세 연상의 35세 남성과 강제 결혼을 맺었다. 영화에서 카메라는 법원 심리 과정을 직접 담아내는데, 판사는 "남편과 잘 지내보라"며 이혼 청구를 묵살하고 만류한다. 즉, 법원이 미성년자를 보호하는 울타리가 아니라 조혼 체제를 유지하고 강제하는 집행 기관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ScreenRant

+ 3


2. 경제적 빈곤과 거래 수단으로 전락한 여성

이란 지방 소도시 및 농촌 지역에서 조혼이 끊이지 않는 주된 요인은 경제적 파탄과 만성적 인플레이션이다.   

Alan in Belfast


신부대금(메흐리에)과 빚 탕감: 장기간 이어진 국제 제재와 경기 침체 속에서 빈곤층 가정은 딸의 혼인을 일종의 경제적 돌파구로 삼는다. 미성년 딸을 나이 많은 남성에게 시집보내며 신부대금을 받거나 집안의 부채를 상쇄하는 거래적 성격의 조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Screen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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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 부담의 이전: 식구가 많은 농촌 가정에서 어린 딸은 교육을 통해 자립할 인격체로 대우받기보다, 하루빨리 혼인시켜 다른 가정으로 부양 책임을 넘겨야 하는 부담으로 취급된다. 사라 샤흐베르디가 여학교를 찾아가 "제발 공부를 포기하지 말고 꿈을 키우라"고 눈물로 호소하지만, 학교를 졸업하기 무섭게 부모의 강요로 혼인 시장에 내몰리는 악순환이 영화에 그대로 포착된다.   

Screen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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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남성 후견인 제도와 이혼 및 재산권의 불평등

이란의 가족법은 남성 후견인 체제(샤리아 기반의 가부장권)를 뼈대로 삼는다.   

NCRI Women Committee


극단적으로 제한된 여성의 이혼권: 남성은 특별한 사유 없이도 일방적인 이혼 선언이 가능한 반면, 여성은 남편의 극심한 폭력, 마약 중독, 장기 유기 등을 법정에서 명백히 입증해야만 이혼 판결을 얻어낼 수 있다. 영화 속 페레슈테처럼 조혼 피해자가 이혼 소송을 제기해도 사법 체계는 가부장의 편을 들어 기각하기 일쑤다.   

GOV.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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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 강요와 친권 상실: 설령 이혼에 성공하더라도 미혼 또는 이혼 여성을 홀로 내버려두지 않는 지역 사회의 관습 때문에 부모에 의해 곧바로 다른 남성에게 재혼당할 위험에 처한다. 페레슈테의 부모가 딸을 또 다른 남성에게 넘기려 하자 사라가 자신의 집에 피신시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NCRI Women Committ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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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및 재산권의 차별: 이슬람 율법 해석상 여성의 상속분은 남성의 절반에 불과하며, 농촌 사회에서는 그마저도 남성 형제들이 불법적으로 갈취하는 관행이 팽배하다. 사라가 마을 여성들을 대신해 토지 공동 소유권이나 재산 상속을 주장할 때 남성들이 격렬한 적대감을 드러내는 이유다.   

NCRI Women Committee

+ 1


4. '여성, 삶, 자유' 운동과 시골 마을 저항의 단차   

International Divorce

2022년 마흐사 아미니 사망 사건 이후 테헤란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히잡 의무 착용 반대 및 정권 퇴진을 외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지만, 이란 시골 마을의 현실은 또 다른 층위의 싸움을 요구한다.   

Outlook India


기본적 생존권과 자립의 문제: 대도시 청년층의 저항이 체제 변혁과 개인의 표현의 자유에 초점을 맞춘다면, <바위를 가르며>가 다루는 시골의 현실은 학교에 다닐 권리, 강제 결혼을 거부할 권리, 오토바이를 몰고 읍내로 이동할 수 있는 이동의 자유 같은 원초적 생존권 투쟁이다.


관습과 종교 경찰의 이중 감시: 시골 마을의 여성들은 국가 공권력뿐만 아니라 삼촌, 오빠, 이웃 남성들로 구성된 사적인 규율 감시망에 갇혀 있다. 사라가 조혼에 반대하고 여성들의 권리를 돕자, 남성들이 법원에 "풍기문란한 가택을 운영한다"며 허위 고발하고 사라의 신체와 여성성 검사까지 강요받게 만든 대목은 법과 관습이 어떻게 결탁하여 여성을 침묵시키는지를 처절하게 보여준다.   

Alan in Belfast

+ 1


결국 영화 <바위를 가르며>는 조혼이라는 관습이 단순히 낙후된 지역의 미개한 풍습이 아니라, 국가의 불평등한 법률, 빈곤, 남성 중심 사회 구조가 결탁해 만들어낸 조직적인 폭력임을 고발하고 있다.   

Alan in Belf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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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여성들의 현실과 억압에 맞선 저항을 다룬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및 독립 극영화들을 정리해 드립니다.   

Moviesthatmatter.nl


1. 현실의 부조리를 고발한 다큐멘터리

<테헤란의 일곱 번의 겨울>(Seven Winters in Tehran, 2023, 슈테피 니더촐 감독)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정보부 전직 고위 관리를 정당방위로 살해했다가 사형을 선고받은 19세 여성 레이하네 자바리(Reyhaneh Jabbari)의 실화를 다룬 작품이다. 피해자 유족이 용서하면 감형될 수 있는 이란의 키사스(동태복수법) 체계 아래서, 거짓 자백과 굴종을 거부하고 존엄을 지키며 처형된 레이하네의 옥중 서신과 비밀리에 반출된 녹음테이프를 바탕으로 사법 체계의 부패와 여성 억압을 차분하고도 치열하게 기록했다.   

Moviesthatmatter.nl


<나스린>(Nasrin, 2020, 제프 코프먼 감독)

이란의 저명한 인권 변호사이자 여성 인권 운동가인 나스린 소투데(Nasrin Sotoudeh)의 삶과 투쟁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히잡 강제 착용에 항의하며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벗은 여성들을 변호하다가 징역 38년형과 태형 148대를 선고받은 인물이다. 비밀리에 현지에서 촬영된 영상들을 통해, 체제의 가혹한 탄압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법정 안팎에서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여성들의 연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Moviesthatmatter.nl


<여성성>(Femininity / Zananegi, 2019, 모센 오스타드 알리 감독)   

Wikipedia

테헤란 남부의 유일한 여성 노숙인 쉼터를 배경으로, 사회적 낙인과 가정폭력, 약물 중독, 빈곤으로 밀려난 다섯 여성의 일상을 관찰한 시네마 베리테 다큐멘터리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법적·가족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벼랑 끝에 내몰린 여성들의 고통을 선정성 없이 담아내며, 소외된 이들 사이에서 피어나는 작은 연대와 자립의 의지를 조명한다.   

Moviesthatmatter.nl

+ 1


2. 관습과 체제에 균열을 내는 독립 극영화

<오프사이드>(Offside, 2006, 자파르 파나히 감독)

이란에서 여성의 경기장 입장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던 시절, 월드컵 예선전을 직접 관람하기 위해 남장을 하고 아자디 스타디움에 잠입한 소녀들의 실시간 소동극을 담았다. 실제 경기 당일 게릴라 방식으로 촬영된 이 작품은 무거운 고발 대신 풍자와 활력 넘치는 대화를 통해 국가가 규정한 성별 분리 정책의 우스꽝스러움과 모순을 경쾌하게 폭로한다.


<내가 여자가 된 날>(The Day I Became a Woman, 2000, 마르지예 메쉬키니 감독)

이란 여성의 생애주기를 유년기, 청년기, 노년기 세 폭의 옴니버스로 형상화한 알레고리 걸작이다. 만 9세가 되자마자 남자아이와 놀지 못하고 차도르를 써야 하는 소녀, 남편과 친족들의 협박과 추격을 피해 해변을 따라 끝없이 자전거 페달을 밟는 젊은 여성, 그리고 노년에 이르러서야 원하는 가구를 사 모으는 할머니의 여정을 통해 평생에 걸쳐 여성을 옥죄는 관습의 굴레와 해방의 욕망을 탁월한 시각적 언어로 포착했다.   

Minerva Pictures


<성스러운 거미>(Holy Spider, 2022, 알리 아바시 감독)

2000년대 초 이란의 성지 마슈하드에서 성매매 여성 16명을 연쇄 살해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스릴러 영화다. 사회가 범죄자를 '도덕적 정화자'로 추앙하는 집단적 광기 속에서, 진실을 파헤치는 여성 기자의 시선을 통해 종교적 근본주의와 여성 혐오가 어떻게 국가적 공모 관계로 작동하는지를 날카롭게 해부한다.


자파르 파나히 등 이란 반체제 감독들이 검열을 우회해 영화를 찍어온 비밀 제작 방식이 궁금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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